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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소아검사 수가 인하에 뿔난 의료계

등록 2026.11.08 08:01:00수정 2026.11.08 08:21:42

정부,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 수가 평균 25% 인하

검체검사 수가 인하 제외 대상에 소아 포함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진료 받고 있는 어린이.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2022.10.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진료 받고 있는 어린이.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2022.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정부가 성인 뿐 아니라 필수의료인 영유아·소아 대상 혈액검사의 검체검사 수가(건강보험 가격)도 일률적으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아 대상 검사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진료의 질이 저하되거나 검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며 추진한 개편이 정작 영유아·소아 진료 환경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지역과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이행방안' 등을 의결했다.

개편안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 수가를 평균 28% 낮추고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의 수가는 평균 25% 인하된다. 다만, 중증·응급진료에 필수적인 일부 검사는 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아 검사는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검체검사 수가 조정, 위탁관리료 폐지, CT·MRI 수가 인하를 통해 연간 2조6000억원을 절감하고, 이를 필수의료에 재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 의료계는 검체검사 조정 예외 대상에 중증·응급 항목만 포함됐지만, 소아 검사는 제외됐다며 소아 필수의료 기반이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의료계는 응급진료 필수 검사를 수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한 원칙을 소아 검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난이도가 높은 소아 검체 채취에도 진찰료와 입원료에 있는 '소아 가산'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성인과 아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보는 것은 소아의료 현장의 검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성인의 전체 검사의 비용과 수익을 기준으로 연령 구분 없이 같은 비율로 삭감하는 방식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의료계는 소아의 검사는 성인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아이는 체구가 작아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혈액량에 한계가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TO) 학술지 연구에서도 소아 채혈량을 24시간 안에 전체 혈액량의 1~5%, 8주 동안 10%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혈관이 가늘고 잘 보이지 않아 여러 번 찔러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에게 여러번 바늘을 찌르지 않기 위해 한 번 채혈할 때 필요한 검사를 한꺼번에 하는 것이 소아 진료의 표준"이라고 덧붙였다.

소아 의료 현장에서 현장 의료진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최 회장은 "소아 진료 현장에서 아기 한 명의 피를 뽑는 데도 여러명의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며 "간호사 한 명이 혈관을 찾고, 다른 간호사가 아이의 팔과 다리를 붙잡으며 보호자가 우는 아이를 달래야 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성인 채혈에는 간호사 1명이면 충분하지만, 소아는 최소 2명 이상의 간호사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겁에 질려 무서워 몸부림치는 아이와 그만 좀 하라며 눈물을 보이는 부모를 달래는 것도 의료진의 몫이며 소아라서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하지만 건강보험은 이러한 현장의 수고와 투입 인력을 별도로 보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와 성인의 수가가 동일하고 소아 채혈 행위에 대한 소아 가산도 없다"며 "아이 한 명에게 3~4명의 손길과 시간이 들어가는데도 수가 인상은커녕 성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수가를 낮추는 것은 결국 진료의 질 저하로 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검사 수가가 투입 비용에 못 미치면 병원은 채혈 인력을 줄이거나 검사를 외부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인력이 모자라면 채혈 실패율이 늘고 그만큼 아이가 더 여러 번 바늘에 찔릴 여지가 크고, 외부에 맡기게 되면 원내에서 한 시간 안에 나오던 결과를 다음날 받게돼 응급상황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소아 검체검사는 단순 장비 분석 비용뿐 아니라 숙련된 채혈 인력, 환아의 안전 확보, 보호자와의 소통, 재채혈 최소화 및 신속한 결과 확인에 투입되는 인적, 물적 자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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