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시각장애 판사' 수식어 안 붙는 세상 오길"[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6.11.07 12:00:00수정 2026.11.07 12:04:24

김동현 사법정책연구원 법관연구위원 인터뷰

[서울=뉴시스] 2020년 10월 임명장을 받던 김동현(오른쪽) 판사의 모습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2026.11.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0년 10월 임명장을 받던 김동현(오른쪽) 판사의 모습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2026.11.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시각장애인 판사가 많이 생기면 굳이 몇 호, 몇 호 이런 걸 안 따지게 될 것 같아요. 그런 수식어가 안 붙어도 되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빨리 (후배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7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나눈 김동현 사법정책연구원 법관연구위원은 최영 판사 이후 국내 제2호 시각장애인 판사로 잘 알려져 있다. 로스쿨 재학 중 의료사고로 시력을 잃고 혹여나 하는 기대에 어머니와 함께 절에 들어가 3000배를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그는 서울고등법원과 수원지방법원을 거쳐 현재 사법정책연구원 법관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국제인권조약상 개인 통보 인용 결정 이행에 관한 국제법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2명의 지원 인력이 김 판사의 업무를 돕는다. 논문이나 참고 도서를 김 판사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텍스트를 변경하거나 작성하는 보고서를 편집하는 일 등을 지원한다. 그는 "아직 고쳐야 할 부분도 꽤 남아있긴 하지만 법원 자체는 장애인 근로자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추세라 지원이 잘 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는 장애법 연구회라는 커뮤니티가 있어서 법관 연수를 진행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장애감수성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편의점 등에 경사로 등을 설치하는 장애인 편의법과 관련해 행정입법 부작위로 국가배상 책임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는 "예전보다는 법원이 장애인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감수성이 증진된 결과"라면서도 "전자소송이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사법 접근성을 개선하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나아졌을 것 같은데 실제 일선 법원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판사는 최근 서울맹학교 학생들이 법원을 찾았을 때 이들을 직접 만났다. 그는 "생각보다 학생들이 법조계 쪽에 관심이 많아서 물어보는 것들에 대해 대답을 해줬다"고 밝혔다.

단 법원 내 장애인 지원과는 별개로 학생들이 법관으로 진입하기에는 아직 벽이 높다고 한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게 책을 구하는 것인데 교과서는 몰라도 참고서는 아직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공부를 하기에 충분하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아직 시각장애인 제3호 판사는 배출되지 않았다. 그는 "변호사 자격을 따고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애초에 해당하는 사람이 몇 없다 보니까 쉽게 나올 수 없는 구조"라면서도 "시각장애 판사가 많이 생기면 몇 호 이런 걸 안 따지게 될 테니까 빨리 (후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