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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연으로 연결된 발레·무용·연극…'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

등록 2020.10.23 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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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사진=정동극장 제공)2020.09.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사진=정동극장 제공)2020.09.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공연은 말 그대로 다채로움 그 자체였다. 발레극인지, 현대무용극인지, 전통극인지, 연극인지, 연극이면 다인극인지 1인극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결합이 먼저 눈에 띈다.

서양악기와 전통악기를 절묘하게 뒤섞은 배경음악과 함께 작은 무대의 퍼지는 홀로그램은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23일 오후 8시 막을 올린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은 정동극장의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창작 초연작이다.

예술계 '어벤져스'가 모여 개막전부터 주목받았다. 국립발레단 수석발레리나 출신 무용수 김주원을 필두로 예술감독 정구호, 음악감독 정재일, 연출 박소영, 작가 지이선, 안무 김성훈 등 요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뭉쳤다.

[서울=뉴시스]김주원과 윤나무(사진=정동극장 제공)2020.1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원과 윤나무(사진=정동극장 제공)2020.10.23 [email protected]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은 '인연'을 다룬다. '사군자'라는 제목을 통해 전체적으로는 한국적 사상과 정서를 담았다. 봄(梅, 매)·여름(蘭,난)·가을(菊, 국)·겨울(竹, 죽)로 설정된 장별 제목은 각 개별 이야기와 연결돼 상징성을 갖는다. 각 장마다 두 존재의 '인연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 장은 별개의 장르인 듯 별개의 이야기인 듯 단절된 듯하면서도 묘하게 연결됐다. '인연'이라는 대주제 아래 크게 묶여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홀로그램이 이끌어 가는 극의 흐름 때문일 수도 있다. 처음과 끝 장면이 연결돼 있는 구조다.

남자 주인공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박해수와 '낭만닥터 김사부2' 등에 출연한 바 있는 배우 윤나무가 더블 캐스팅됐다. 이날 공연은 윤나무가 김주원과 무대에 올랐다. 무용수 윤전일, 김석주도 함께 했다.

1장에서는 승려로 분한 윤나무가 나비와 교감한다. 김주원은 윤나무와 같은 존재인 듯 혹은 그의 그림자인 듯 아름다운 몸짓으로 무대를 채운다.

2장은 무사와 그의 검이 지닌 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무사는 검을 놓고 싶지만, 검에 깃든 혼으로 인해 녹록지가 않다. 윤나무(무사)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두 명의 남자 무용수와 김주원은 윤나무와 같은 공간에 있는 듯 혹은 다른 공간에 있는 듯 춤을 추며 무용적 기교를 폭발한다.
[서울=뉴시스]포스터(사진=정동극장 제공)2020.09.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포스터(사진=정동극장 제공)2020.09.07 [email protected]

3장은 1, 2, 4장에 비해 가장 긴 시간이 할애됐다. 핵심 클라이맥스일 수 있다. 막 공연을 끝낸 무용수와 그의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대적 배경이 특이한데, 그러한 환경적 요소가 이들의 관계와 내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4장은 우주에서 유영하는 아내를 그리워하는 우주인(윤나무)의 고민을 담았다.

제작진은 관객에게 어떤 뚜렷한 메시지를 받아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출연진의 몸짓, 대사, 내레이션, 이를 보완하는 홀로그램과 배경음악을 통해 '인연'과 '삶(생애)'에 대해 자유롭게 돌아보도록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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