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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PO' SKIET, 공모가 산정 살펴보니

등록 2021.04.16 05:00:00수정 2021.04.16 08: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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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BITDA 방식 적용…구주매출도 60%

주관사 "국내 상장사와 비교 가능성 제고 위함"

`초대형 IPO' SKIET, 공모가 산정 살펴보니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배터리 관련 대형 기업으로 주목되는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내달 주식시장에 입성한다. 그간 악재로 꼽혔던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소송이 해소됨에 따라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SKIET는 배터리 관련 기업이란 점에서 일반적인 공모가 산정이 아닌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을 통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또 전체 공모 가운데 60% 가량이 구주매출 이란 점도 눈에 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8~29일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이어 내달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SKIET의 공모주식수는 총 2139만주이다. 이 중 40%인 855만6000주는 신주 발행하고 60%인 1283만4000주는 구주매출로 이뤄진다.

주목할 점은 구주매출의 비중이 더 많다는 점이다. 구주매출은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파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SKIET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90%)이다. 즉, SK이노베이션이 갖고 있는 주식 중 22.7%에 해당되는 물량을 기관과 개인에게 매도하는 것이다.

그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구주매출은 부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공모 자금이 회사에 쓰이는 것이 아닌 최대주주나 경영진의 주머니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한 엠투아이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는 구주매출 비중이 높아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경쟁률이 나타난 바 있다.

공모가 산정도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을 사용했다. 통상 상장하는 기업들은 동종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의 평균을 내고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결정한다. PER은 기업의 주가와 주당순이익(EPS)의 관계를 규명하는 비율로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 성장성, 영업활동의 위험성 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다. 또 개념이 명확하고 계산의 용이성으로 있어 공모가 산정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 SKIET는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에비타멀티플(EV/EBITDA)은 기업가치(EV)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BITDA)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다.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어 현금흐름지표라 일컫는다. 이로 인해 주로 유형자산이나 기계장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비용이 많은 산업에서 공모가 산정으로 활용된다.

이같은 방식을 이용해 공모가를 산정한 배경으로는 글로벌 습식 분리막 시장이 SKIET를 제외하고 중국과 일본회사가 과점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분리막 업체로만 비교회사를 한정할 경우 모든 비교회사가 외국기업으로만 선정되는 문제점이 발한다"며 "국내 투자자의 비교 유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4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상장사를 선정해 비교 가능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에비타멀티플이 적용된 SKIET의 주당 평가액은 13만572원이나 할인율 40.3~19.6%를 적용해 공모밴드를 7만8000~10만5000원으로 결정했다.

다만 비교기업 선정의 부적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IET에 비교 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창신 신소재(중국기업),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일진머티리얼즈, 포스코케미칼, 천보 등 6개사로 기업규모의 차이와 부문별 매출 비중의 상이성 등을 고려할 때 적합한 비교기업 선정이 아닐 수 있다.

한편 이번 공모로 SKIET는 약 1조6668억원에서 2조2459억원의 공모자금을 얻게 된다. 이 중 구주 매출의 비중이 60%임을 감안할 때, 상단으로 공모가 확정시 1조3475억원이 SK이노베이션에게 들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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