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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상승 압력, 장기화"…내년 1월 금리 올릴듯(종합)

등록 2021.12.09 16:06:17수정 2021.12.09 16: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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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한은 부총재보 "기준금리 수준, 여전히 완화적"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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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신규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민간소비가 강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를 넘는 등 당초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저금리로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통화수요가 크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통화증가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자산시장으로 과도한 자금 유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한은 금통위가 내년 1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1년 12월)'에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방역정책 전환 등의 영향으로 오는 2023년까지 민간소비 증가율은 장기평균 수준(연간 2.4%)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올해 하반기 전년동기대비 4.7% 상승하고,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4.1%, 3.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높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도 주요국 경제의 수요 및 비용 측면 물가 상방 압력, 공급병목 해소 지연, 임금 및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주거비 물가 오름세, 기후변화 등을 종합해 볼 때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이 계량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글로벌 물가가 1%포인트 상승시 국내 물가 영향이 2000~2007년 중 0.1%포인트에서 2010~2021년 중 0.26%포인트로 높아지고 유의성도 강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방역조치가 조정된지 3~4일 밖에 경과되지 않았고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이 나오지 않아 추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오미크론이 민간소비와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미크론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데, 앞으로 오미크론이 경기나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에도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 하면서 통화정책 방향 판단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은 당분간 둔화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내년까지 둔화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DSR 규제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가계대출 증가 억제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겠지만, 대출 수요가 여전히 크고 규제 영향이 작은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등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부총재보는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금리상승 등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되고는 있어 당분간 현재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계절적 비수기 등의 요인도 있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둔화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업자수 등 고용지표가 개선되면서 코로나19 고용충격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지만, 구직단념자 등 추가 취업가능자가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의 완전한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 통화량과 증가 속도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 3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통화(M2) 비율인 통화 유통속도는 1.703배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명목GDP 대비 M2 비율의 장기추세와의 차이인 유동성갭률도 올 3분기 0.060%포인트로 금융위기인 2009년 1분기(0.074%)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은이 통화수요함수를 통해 실증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위기 이후 M2 증가율이 장기균형 수준을 이탈하는 상태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통화증가율 상승에 있어 성장·물가 등 실물요인보다는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 요인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높아진 수익추구 성향이 자산가격 상승 기대와 맞물리면서 자산가격 요인에 의한 통화수요가 크게 확대됐다"며 "이러한 통화증가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민간의 신용증가세가 보다 강화되면서 자산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1월 14일, 2월 24일 두 차례 열리는 데 대선을 앞둔 2월보다는 1월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 부총재보는  "오미크론 등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전망 하에서는 경기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물가 상승 압력도 생각보다 높고, 길게 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렸지만 아직도 여전히 완화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아직 코로나19에서 벗어나서 회복해 가는 단계에 있다"며 "성장세가 양호하지만 불확실성 요인이 대두 되고 있는 만큼 긴축 수준으로까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현재 시계에서는 아직 고려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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