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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합참 용산 떠나고 전략사령부 온다? 3축 체계 누구 손에

등록 2022.08.2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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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2026년 용산 떠나 남태령으로 이동

전략사령부 '24년 창설… 주요 무기 운용

전략사, 합참 물론 육해공군과 임무 충돌

미군이 한국형 3축 체계 전체 전담할까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집무실 준비를 위한 공사가 진행중이다. 사진은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청사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2.04.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집무실 준비를 위한 공사가 진행중이다. 사진은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청사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2.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용산에 있던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남태령으로 이사를 간다. 한국군 최고 수뇌부가 용산 기지에서 남쪽으로 8㎞ 떨어진 한강 이남 남태령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합참이 용산을 떠나는 이 판국에 한국군 최강 무기들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계를 운용할 전략사령부가 창설을 앞두고 있다. 한국군이 대수술을 코앞에 둔 모양새다.

합참이 옮겨갈 남태령은 현재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가 있는 곳이다. 합참이 들어가지만 수방사는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 합참이 새 건물을 짓기 때문이다.

수방사 지역 가장 남쪽에 있는 문서고의 입구 쪽 가용 공간에 합참 청사가 신축된다. 신축 비용은 현 용산 합참 건물의 연면적 약 7만3331㎡와 지휘 통신 체계 규모를 고려해 약 2980억원으로 산출됐다.

현 용산 청사에 적용된 전자기파(EMP) 방호는 남태령 신축 합참 청사에 따로 적용되지 않는다. 전시나 위기 때는 합참 인원들이 바로 옆에 있는 문서고(EMP 방호 이미 적용)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다만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는 있다. 합참의장 공관을 새로 짓고 근무지원단 필수 시설도 별도로 지어야 해서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윤석열 당선인이 합동참모본부를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쪽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합참 청사는 연합사와의 협조를 고려해 용산에 자리 잡았지만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지휘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렇게 되면 합참은 평시와 전시가 일원화된 작전지휘체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 모습. 2022.03.2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윤석열 당선인이 합동참모본부를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쪽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합참 청사는 연합사와의 협조를 고려해 용산에 자리 잡았지만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지휘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렇게 되면 합참은 평시와 전시가 일원화된 작전지휘체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 모습. 2022.03.21. [email protected]

남태령 합참 청사가 완공되는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 올해 선행 연구와 사업 타당성 조사, 예산 편성, 도시 관리 계획 변경 등이 이뤄진다. 내년에는 기본 설계, 내후년부터는 실시 설계와 시공이 예정돼 있다.

물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다. 남태령 수방사 전 지역은 개발 제한 구역이다. 이 때문에 합참 청사를 새로 지으려면 개발 제한 구역을 해제해야 한다. 개발 제한 구역을 해제하려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합참 주요 직위자와 위기 조치 인원이 머물 주거지를 보장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단 주요 합참 구성원들은 수방사가 쓰던 아파트를 활용해야 한다. 빈 방이 부족할 경우 동빙고와 위례 등에 있는 국방부 지원 아파트까지 활용해야할 판이다.

[서울=뉴시스]도산안창호함 잠수함 항해사진. 2022.07.29. (사진=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도산안창호함 잠수함 항해사진. 2022.07.29. (사진=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합참 이사 외에도 한국군 지휘부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국방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전략사령부는 한국형 3축 체계를 지휘 통제하는 임무를 맡는다. 3축 체계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을 뜻한다.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는 핵심 전력이다.

준중거리 탄도미사일과 각종 기능의 탄두, 장거리 타격력과 탄도탄 방어가 가능한 이지스함, 드론과 미사일 운용이 가능한 무인 스텔스 수상함, 기뢰전 등 비교적 작전 능력이 뛰어난 3000t급 이상의 중형 잠수함과 사거리 1000㎞급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운용이 가능한 스텔스기, 장거리 방공 체계 등이 전략사령부가 운용할 전력이 될 전망이다.

전략사령부 창설안은 다음달께 구체화된다. 국방부는 전략사령부 창설 전담조직(태스크포스)을 만들어 전략사령부의 임무, 운용 개념, 부대 구조 편성, 지휘 관계 설정, 전력 보강 계획 구체화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은 내년 6월께 수립된다. 공식 창설 시점은 2024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서울=뉴시스] 11일부터 14일까지 한미 공군의 F-35A 연합비행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의 전투기 F-35A가 청주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2.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1일부터 14일까지 한미 공군의 F-35A 연합비행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의 전투기 F-35A가 청주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2.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략사령부가 생기면 합참과의 관계가 미묘해질 수 있다. 그간 합참은 육·해·공군 전투 부대를 통합 지휘하는 최고 군령 기관으로 활약해왔다. 특히 합참은 북한 관련 군사 사항을 전담하며 우발 사태에 대응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등 국방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전략사령부가 생길 경우 합참 역할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현 합참의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센터가 전략사령부 형태 단일 부대로 확대된다. 전략사령부의 임무는 '북 핵·WMD 위협과 주변국의 잠재적 안보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의 미사일 전력, 사이버·전자전 및 우주작전 역량을 효과적으로 통합·운용'이다. 합참 임무의 상당 부분을 전략사령부가 맡는 셈이다.

정경운 한국군사학회 연구위원(육군 예비역 중령)은 국가전략 봄호에 게재된 '한국형 전략사령부 창설 방안의 모색' 논문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창설된 합참의 핵·WMD대응센터는 창설 목적에 부합하는 본래적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합참은 조직 편성과 운용, 순환 인사, 축적된 역량 부족, 현행 업무에 치중 등으로 그 한계가 명확하다"며 "현재와 같은 정치·군사 지도자들의 위협 인식, 군의 대응 조직과 능력, 인재 양성과 운용 등으로는 북한의 핵·WMD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전략사령부가 창설되면 합참을 미국처럼 군사 자문 조직으로 축소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한국군과는 달리 미군 합참의장은 군령권이 없다. 미 합참의장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에 대한 군사 자문 역할만 수행한다. 대신 지역별로 6개(태평양, 중부, 유럽, 아프리카, 북부, 남부), 기능별로 5개(전략, 수송, 특수전, 사이버, 우주)의 통합전투사령부가 주요 작전 부대에 대한 군령권을 행사하고 있다.

새로 생긴 전략사령부가 기존 육·해·공군 산하 사령부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략사령부가 한국형 3축 체제를 통합 운용하기 위해서는 그간 육·해·공군이 운용해온 고위력 미사일과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등을 가져가야 한다. 육·해·공군 사령부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운용해온 가장 뛰어난 무기 체계를 뺏기는 셈이다. 더불어 전략사령관 자리를 육·해·공군 중 어느 쪽이 차지하느냐를 놓고 알력이 심해질 여지가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3일 UFS(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CP-TANGO)를 방문하여 영접 중인 라캐머라 연합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2.08.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3일 UFS(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CP-TANGO)를 방문하여 영접 중인 라캐머라 연합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2.08.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략사령부 지휘 관계 역시 관건이다. 전략사령부가 합참 산하에 설치되면 평시에는 합참의장 지휘를 받는다. 반면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따라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를 받을 수도 있다.

만약 전략사령부가 한미연합사 밑으로 가게 되면 미국의 정보 자산과 한국형 3축 체계가 결합되면서 실시간 대응이 용이해지는 측면이 있다. 다만 전략사령부가 한미연합사 지휘를 받으면 한국이 개발한 최신 무기 체계를 미군 동의하에만 쓸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간 공들여 만든 한국형 3축 체계가 사실상 미군 손에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전략사령부를 한국군이 운용함으로써 주도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경운 연구위원은 "핵전쟁으로 전쟁 양상이 변화하면 한미연합사보다 미국의 전략사령부나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전쟁을 주도하면서 자칫 우리의 첨단 전력들이 유휴 전력이 될 수 있어 우리는 전쟁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며 "만약 이때 우리의 전략사령부가 우리의 첨단 전력들을 운용해 미국의 전략사나 인도-태평양사와 협조해 전쟁을 수행한다면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 위원은 "우리가 전략사를 창설한다면 재래식 전쟁이나 핵전쟁에서도 실질적인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으로 하여금 행동을 제약할 수 있다"며 "핵전쟁시 북한은 미국의 전략사와 인도-태평양사를 상대해야 하며 또 다른 행위자(우리의 전략사)를 상대해야 한다면 북한의 상황 판단, 결심, 행동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것으로 행동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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