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태풍에 시달린 내 차…자가점검법은

[포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피해가 잇따른 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 침수된 차량들이 보닛을 열고 햇볕에 말리고 있다. 2022.09.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최근 내린 폭우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 및 파손 피해를 입은 차량이 늘고 있다. 차량 소유주들이 자신의 차량 상태를 점검하려면 우선 건조부터 비롯해 다양한 장치의 점검 등이 필요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이 반드시 침수당하지 않아도 폭우에 운전한 뒤 방치하면 하체 부식은 물론 잦은 고장이 생길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출신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반드시 차를 자연건조시켜야 한다"며 "시트 쪽까지 물이 들어왔다면 최소한 일주일은 건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시민연합이 발표한 폭우 피해 예방 차량 관리법에 따르면 침수가 되지 않았더라도 폭우 때 주차해놓거나 주행한 자동차는 사실상 반침수차로 위험한 수준의 습기를 품고 있다.

부식은 안쪽부터 발생하는 만큼 운전자가 알았을 때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여서 정비가 어렵다.

5년 지난 중고차는 하체 상태에 따라 언더코팅을 점검하고 햇볕이 좋은 날 보닛과 앞·뒷문, 트렁크를 모두 연 상태에서 바닥 매트와 스페어타이어를 들어내고 흙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일광욕으로 건조하는 것이 좋다.

폭우에 장시간 주행했거나 주차한 경우 브레이크 관련 장치에 물이 들어가면 성능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폭우에 장시간 주차한 경우 습기로 인해 전기계통의 고장이 증가한다.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을 탈착해 점검하고, 1년이 지난 브레이크와 엔진 오일은 교환한다. 평소에 이상 없던 차도 온도 게이지가 상승하거나 간헐적으로 시동이 꺼지면 주요 점검대상이다.

생각보다 견적 비용이 높으면 두 군데 이상의 정비업소에 들러 견적을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비내역서와 관련 영수증을 보관하면 보증수리도 가능하다. 에어컨 필터와 에어클리너의 경우 장마철 습기에 찌들면 성능이 떨어지는 만큼 가급적 교환하는 게 좋다.

차내 필터(에어컨 필터)는 도로상의 매연이나 미세먼지를 걸러주기 때문에 오염이 심한 상태에서 습기가 차면 성능이 떨어진다. 특히 필터는 마스크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인증제품, 제작사 부품을 사용한다.

중고차 가격과 맞먹는 정비 비용이 나오는 심한 침수차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엔진에 일부 침수된 차는 모든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를 모두 1~2회 정도 교환해야 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윤활제를 뿌려줘야 한다.

한편 전기차의 경우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고 방수기능으로 밀폐돼 있어 순식간에 감전되거나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요 장치에는 수분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스며들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다만 전기차는 냉각수 보충이나 엔진룸을 세척할 때는 절연성분이 함유된 특수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경유차의 경우 매연포집필터(DPF)가 2007년 이후 신차에 의무적으로 부착됐다. 만약 차량 하체 머플러 뒷부분을 통해 머플러 중간 부분으로 토사 등 오염 빗물이 역류하면 백금 촉매인 DPF 필터의 벌집구조에 오물 등이 유입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체가 부분침수됐다면 DPF 클리닝을 해야 한다. 방치해 파손되면 성능이 저하되고 교체 비용이 수백만원까지 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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