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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년...1%대 성장 다가온다

등록 2022.12.01 16:16:05수정 2022.12.01 16: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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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GDP 0.3% 성장…속보치와 같아

수출 기어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반도체 수요 부족으로 수출 악화될 듯"

고금리에 이자상환 부담으로 소비 위축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
[서울=뉴시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늘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증가하면서 3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3% 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65조1000억원으로 전기대비 0.7%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늘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증가하면서 3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3% 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65조1000억원으로 전기대비 0.7%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0.3% 성장하면서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 갔지만 문제는 내년부터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민간소비 위축도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더 둔화될 수 있고,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내년 역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전문 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1%대로 낮춰 잡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을 점치는 곳도 처음 등장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번 달 내년 성장률을 1%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기재부 전망치는 지난 6월 내놓은 2.5%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4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2.1%에서 1.7%로 1%대 후반대로 대폭 낮춰 잡았다. 주요국 통화긴축 완화, 중국 제로코로나 조기 완화, 소비회복 모멘텀 지속 등을 '상방리스크'로, 국내외 금융불안 심화, 높은 에너지가격 지속,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을 '하방리스크'로 지목했다.

한은보다 먼저 전망을 바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 국제통화기금(IMF) 2.0%, 아시아개발은행(ADB) 2.3%, 신용평가회사 피치 1.9%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2.3%에서 1.8%로 낮춰 제시했고, 한국경제연구원(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금융연구원(1.7%)로 내다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우리나라가 내년 마이너스 0.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는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중 유일하게 역(逆) 성장 전망을 내놨다.

그동안 경제성장률이 1%대 이하였던 때는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8년(-5.1%), 2차 석유파동 영향이 있던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 없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1%대로 낮추고 있는 것은 우리 경기가 하강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주요국의 통화 긴축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민간소비도 주춤하고 있는데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강화 움직임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둔화되고 있는 등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복합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3년 3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3분기 성장률 0.3% 가운데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가 2.0%포인트로 나타난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8%포인트로 역시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로 성장률을 떠받치고 있지만, 수출이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높아진 이자상환 부담은 소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수출 부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는 등 내년 역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보다 29.8% 감소한 84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9년 11월 수출 감소폭 30.9%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내년 수출 증가율을 0%대로 예상하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높은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있고, 재고 부담이 높아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등 현재와 같은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국내경제는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반도체 경기가 둔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자본 조달 비용 상승 등도 우려되고 있어 설비투자도 성장세를 지속할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내수 회복이 이어지면서 올해 2% 중반대 성장 가능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문제는 내년"이라며 "내년에는 수출과 소비 모두 하방 리스크가 우세해 경제성장률이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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