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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도용' 아니라던 롯데헬스케어…관련 사업 왜 접었나

등록 2023.06.08 14:12:54수정 2023.06.08 14: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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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권 행보에 '득보다 실' 판단 작용

아이디어 도용 사례로 지속적 언급…'부담'

"영업비밀 탈취는 없었다…계속 소명할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및 회복 지원 민·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및 회복 지원 민·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의혹에도 출시를 준비했던 알약 디스펜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헬스케어 업계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정식 제품 출시 전 아이디어 도용 사례로 지속적으로 언급된 것에 롯데헬스케어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최근 확산된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고 업계에 동반성장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디스펜서를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 탈취 피해근절 민당정 협의회'에서 롯데헬스케어가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고 알고케어가 이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

앞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가 투자와 파트너십 등을 빌미로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알고케어는 의료·문진·정밀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매일 개인에게 맞는 영양제를 골라주는 서비스가 핵심 사업이다.

알고케어는 "롯데가 사업 협력을 제안하면서 경쟁 상품을 만들지는 안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헬스케어가 올해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자사 아이디어와 기술을 도용한 제품을 전시했다는 것이 알고케어 측 주장이다.

롯데헬스케어는 그동안 알고케어의 주장을 반박해 왔다. 해외에서 알약 디스펜서를 이용해 영양제를 먹는 모델은 정수기처럼 일반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또 알고케어의 제품을 도용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양사의 갈등이 커지면서 정부도 빠르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알고케어가 기술 침해 행정조사와 기술 분쟁 조정을 신청한다면 빠르게 조정이 성립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압박도 롯데가 알약 디스펜서 사업을 철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은 지난 3월 을지로위원회 6차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관련 논란에 대한 집중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당시 이 의원은 롯데헬스케어의 알고케어 기술 도용 의혹을 지목했다.

이 의원은 "앞에서는 상생을 강조하면서 뒤에선 모호한 합의를 취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순한 의도로 보일 수 있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대기업 기술탈취와 아이디어 도용 의혹을 지켜보는 많은 스타트업 업계를 위해서라도 분명한 의혹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6개월간 알약 디스펜서 사업으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롯데헬스케어가 관련 사업 철수를 밝혔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특허청의 분쟁 조사는 지속될 예정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자사가 아이디어를 도용한 사실이 없는 만큼 성심성의껏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디스펜서 불출시와 별도로 당사가 보유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영업비밀을 탈취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지속 소명해 정부 기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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