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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맞손'…미래차도 합작할까

등록 2023.06.11 08:30:00수정 2023.06.11 08: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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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자율주행차 시대 '맞손'

운전자보조시스템으로 협력 확대 기대


[서울=뉴시스] 차량용 반도체.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차량용 반도체.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손을 맞잡는다. 각각 반도체와 완성차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앞으로 양사가 미래차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할 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대차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래차를 위한 첨단 기술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협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실시간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다. 영어로 정보를 의미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오락적 요소를 뜻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예컨대 차량 상태와 길 안내 등 운행 관련 정보는 물론, 운행 중인 지역 인근 맛집 정보를 공유하고 식당 예약까지 가능하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 장거리 이동 중 영화 감상이나 게임 기능까지 제공할 수 있다.

차량용 부품 산업은 최소 10년을 내다보는 장기간 협력 사업으로 꼽힌다. 이에 양사는 앞으로 공정개발과 설비증설 등을 함께 진행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시기는 오는 2025년으로, 늦어도 내년부터는 실제 차량 테스트를 진행할 전망이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력을 시험 받는 무대이기도 하다. 차량용 반도체는 외부 기온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영하 40도에서 영상 100도까지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한다.

동시에 현대차로부터 신뢰성을 인정받아 장기간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다. 국내 반도체 산업과 완성차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협력이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지면 어디까지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자율주행차 시대 앞두고 韓 양대산맥 협력 '주목'

현대차가 이번에 삼성전자와 손잡은 배경은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을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으로부터 IVI용 프로세서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겪은 반도체 수급난이 삼성전자와 협력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등에 보유한 국내 생산라인을 통하면 차량용 반도체를 더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완성차 생산 물량의 절반을 국내에서 만들고 있다.

현대차가 부품 공급망 다각화에 나선 만큼,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추가 협력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의 라인업은 IVI용 시스템반도체인 'V시리즈' 외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A시리즈' ▲통신 시스템용 'T시리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조정하는 전력관리칩(PMIC)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지난 2017년 이후 차량용 반도체를 납품해오고 있다. 특히 가혹한 온도와 충격 속에서도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을 입증했다.

 또 IVI용 프로세서 납품을 계기로,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급부상하는 현대차를 주 고객으로 삼으면 대량 납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전자,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 파운드리로도 협력 확대하느냐도 관심사

현대차가 반도체 설계 내재화에 공을 들이는 점도 양사가 앞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차량용 반도체는 가장 주목 받는 분야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개발 전문 조직인 선행기술원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2020년 12월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차량용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미국 AI 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Ambarella)'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수주하는 한편, 4나노 공정을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적용하는 등 파운드리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차량의 신규 고객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피재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운전자에게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최첨단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공급을 위해 전 세계 다양한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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