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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라 넬슨 교수 "암사동 유적지 남다른 가치…유네스코 등재 힘 보탤 것"

등록 2016.10.07 15:06:19수정 2016.12.28 17: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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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email protected]

출토 유물 당시 문화 중심 입증…변두리에 유적 더 있을 것  옥 발견에 주목… 선사시대 문화 수준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  한국 문화 중국과 엄연히 달라…고고학계서 중요 역할 할 것  

【서울=뉴시스】손대선 임재희 기자 = 미국의 고고학자 사나 넬슨(86·여) 덴버대 명예교수는 세계 고고학계에서 유별난 한국사랑으로 유명하다.

 70년대 초 미군 군의관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넬슨 교수는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동북아의 낯선 땅에서 세 아들을 키웠다.

 대학에서 성서역사학을 공부한 뒤 38세 나이에 뒤늦게 고고학에 뛰어든 그는 그 무렵 소박하면서도 개성적인 한국의 선사시대 문화에 반했고 한반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문자로 기록된 역사 이전의 세계를 살펴봤다.  

 1973년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남편이 군복무를 마친 뒤에도 한국을 제집 안방처럼 들락거리며 한국의 고대사를 연구했다.

 2001년에는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신석기 유적을 소재로 한 소설 '영혼의 새'(Spirit Bird Journey)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인물로 자리 잡았다.

 서울 강동구가 7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 회의'에서 만난 넬슨 교수는 "암사동 유적지의 남다른 가치를 오래 전부터 주목해 왔다"며 "강동구가 추진중인 암사동 유적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email protected]

 이날 회의는 해외 여러 나라의 선사유적지와 암사동 유적지의 비교·분석을 통해 암사동 유적만의 고유하면서도 독특한 가치를 조명하는 자리이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고고학에 새로운 개념의 적용'이란 제목의 기조발제를 통해 암사동 유적지가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조명했다.

 암사동 유적지는 한반도 최대의 선사유적지로 오랜 시간 관심을 모았다. 최근에는 신석기시대와 삼국시대 주거지 유구와 1000여 점의 유물이 대거 출토돼 다시 한 번 우리나라 고고학계를 흥분시켰다.

 넬슨 교수는 "40여 년 전에 작성했던 논문에서 비중 있게 다뤘던 암사동 유적을 다시 방문할 수 있어서 더 없이 좋다"며 "암사동은 내 논문의 핵심 유적"이라고 회고했다.  

 암사동 유적지의 가치에 대해서는 "암사동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보면 당시 이곳이 한반도의 문화 중심지였다는 것은 틀림없다"며 "이걸 중심으로 변두리 여러 가지 유적들이 더 있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암사동 유적지에서 옥이 발견된 것에 주목했다. 옥은 선사시대 문화의 수준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다.

 넬슨 교수는 "옥이 발견된 사실을 봐도 유적의 규모나 질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식량은 어떻게 저장했으며, 겨울에 집 속에서 어떻게 잘 살 수 있었을까, 등이 앞으로 우리가 연구해야할 문제"라며 "암사동 유적지는 한국의 주거양식을 알려주는 소중한 유적으로서 더 깊이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2~3년마다 한국을 찾는다는 그는 그때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사회에 대해 경이로움을 갖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email protected]

 넬슨 교수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바뀌어가는 모습에 놀란다"며 "작년에 왔던 불교 음식을 하는 인사동 식당을 다시 가려고 했더니 바뀌었다. 매번 그런 모습에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 처음 왔을 때만해도 한국 고고학계는 걸음마 수준이었다.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내 유물을 파내는 게 고작이었다. 

 미국에서 인디언 문화를 연구했던 그는 한강유역 신석기 유물을 연구하면서 선진적인 고고학 유물 발굴 기술도 소개했다.

 가령, 사금을 채취하듯 이물질을 제거하고 유물을 안전하게 골라내는 방식은 우리 고고학계가 그에게 진 대표적인 빚이다.    

 그는 이제는 한국 고고학의 가치가 세계 고고학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넬슨 교수는 "그동안 한국고고학이 국제적 관심 덜 받는 이유는 거대한 피라미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메리카처럼 고대 도시유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이제는 문화를 그렇게만 보는 시대는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제는 지역 고유한 특성 찾아가야 하는 시대다. 한국의 고유한 문화과정이 있으니까 세계의 여러 가지 문화 관점에서 보면 여러 문화 갈래의 하나의 중요한 과정으로서 새롭게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넬슨 교수는 문화를 중심지와 변방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보는 것을 경계하면서 이제는 한국 고고학계도 한반도에 뿌리내린 고유한 문화를 발굴하고 연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문화권에 속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중국과 한국은 엄연히 다르다"며 "한국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고고학계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미국 덴버대학교 사라 넬슨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라 넬슨 교수는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시건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 처음으로 한국고고학 독립 분과를 만들 정도로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해외 전문가다. 2016.10.07.  [email protected]

 넬슨 교수는 암사동 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되길 바란다. 암사동 유적을 가지고 박사논문을 썼다. 여기서 학문인생이 시작된 것"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암사동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에 의구심을 표하는 일본 고고학계 저명인사와 위트 섞인 언쟁을 벌인 일화를 소개한 그는 "세계유산 되는 건 두고 봐야겠지만 확실히 서포트해서 가치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넬슨 교수는 역사유적의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해 "미국사회도 마찬가지"라며 "가령 가스 파이프를 땅에 하나 깔려고 하는데 인디언들은 그 게 신성한 자리를 지나간다며 반대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결국에는 신성하다고 믿는 사람하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충돌한다"면서 "하지만 길게 보면 신성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겨야한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넬슨 교수는 영국 캐임브리지대학과 계약을 맺고 조만간 경주를 무대로 한 한권의 책을 출간한다.

 '황금의 도시 경주'(Golden City of Gyeongju)라는 제목의 이 책은 신라 융성기의 역사적 의미를 세계에 소개하는 최초의 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신의 한국식 이름 사라내선(思羅奈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 책에 쏟은 애정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넬슨 교수는 끝으로 암사동 유적지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강동구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훌륭하고(wonderful) 매우 인상깊다(very impressive). 유적이 중요하다고 그대로 두면 누가 아느냐, 중요한 점을 앞세워 널리 얘기해줘야 일반 사람도 이해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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