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퇴역장성 120명 공개서한 "트럼프는 외교 예산 삭감 말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 아프리카계미국인 역사문화박물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반유대주의에 대해 "끔찍하고 고통스럽다"며 "증오와 편견, 악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2017.02.21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강화를 이유로 방위예산을 대폭 증액했지만, 정작 안보 최일선에서 평생을 바쳐온 장성들은 안보를 위해선 해외원조 및 외교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120명이 넘는 육해군 퇴역 장성들은 이날 국방부 예산을 늘리기 위해 해외원조 프로그램과 외교 등 국무부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편지에 서명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플레처 스쿨 학장으로 나토(NATO)군 총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대장 등 3성과 4성급 장군들이 서명한 이 편지는 백악관과 의회 지도자 외에도 2명의 각료에게 전달됐다.
이들은 국무부 예산은 "미국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27일 각 부처에 통보한 2018회계연도 예산 초안을 통해 국방비를 전년 대비 540억 달러(약 61조2630억 원)을 증액하는 대신 방위와 관련없는 각 부처 프로그램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이 예상해온 환경보호국(EPA)뿐만 아니라 국무부 해외원조프로그램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원조 예산은 연방예산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에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외교는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성들은 "국무부와 미국국제개발처(USAID),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 평화봉사단 등 해외원조 기구들은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고 우리 군인 남녀들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데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군사 경험을 통해 조국의 혼란에 대해 군사적 해법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급진주의무장단체와 싸우고 에볼라같은 질병을 예방하면서 이를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장성들은 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2013년 중부사령관 시절 한 말을 인용해 "국무부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면 나는 더 많은 총알을 사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예산 초안은 올해 미국 경제가 2.4% 성장한다는 가정하에 작성됐다. 정식의 예산안은 백악관 예산관리국과 각 부처 간의 조정을 거쳐 마련된다. 27일 믹 멀버니 예산관리국장은 오는 3월 16일에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해 5월 초쯤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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