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 희망의 당 대표 사임…첫 여성 총리 꿈 일단 좌절
【도쿄=AP/뉴시스】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 도지사가 2일 열린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자신의 '도민 퍼스트회' 소속 후보의 당선을 알리는 초록색 꽃이 붙은 선거상황판 앞에 앉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2017.7.3
고이케 도지사는 희망의 당 공동대표로 선출된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의원과 전날 만나 당 간부 인사 등의 당직 일체를 모두 일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이날 열린 양원 의원 총회에서는 다마키 신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집행부가 발족된만큼 대표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희망의 당을 창당하면서 일본 정계의 돌풍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고이케 도지사가 결국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그녀의 '첫 여성 총리'의 꿈은 좌절됐다.
고이케 도지사는 선거 직후 중의원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당 대표 사임에는 부정적이었다. 선거가 끝나고 3일 뒤에 열린 희망의 당 간담회에서 고이케 도지사는 "제 언행으로 동료들을 힘들게 하고 많은 분들께 상처준 점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여 사과했지만, "창당 책임이 있다"고 해 사실상 사임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또 당을 해체하자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1000만명 가까이 희망의 당을 선택해준 사실을 가슴에 새기지 않으면 안된다"며 희망의 당을 지속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희망의 당 당선자 대부분은 민진당 출신으로, 고이케 도지사의 측근인 희망의 당 결성 멤버는 상당수가 낙선했다. 고이케 도지사의 지역구였던 도쿄 10구에 출마한 최측근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의원도 떨어졌다. 와카사 의원은 최근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민진당 출신인 다마키 의원이 희망의 당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고이케 도지사가 당 대표를 그만두지 않는다해도 그녀의 당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으로 예상됐다. 결국 선거가 끝난지 두달도 채 안 된 시점에 사실상 중의원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
고이케 돌풍이 불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희망의 당은 참패했다. 기존 57석이던 의석 수는 50석으로 오히려 줄어 민진당 출신 15명으로 시작한 입헌민주당에 밀려 제3당으로 전락했다. 희망의 당 참패는 고이케 도지사가 진보계 민진당 출신 의원을 배제하겠다는, 이른바 '배제 발언'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희망의 당 내에서는 "대표로서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져라", "대표 한 마디 말로 180명의 동료가 전사했다" 등의 비난과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왔다고 한다.
이날 희망의 당 대표직을 사임한 고이케 도지사는 당분간 도쿄 도정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