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홍콩아가씨' 가수 금사향 별세, 향년 89
금사향. 사진=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 제공
'홍콩아가씨'를 비롯해 '님 계신 전선' '소녀의 꿈' 등으로 1950~60년대를 대표한 가수다.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증류수 같다'는 찬사를 들었다.
예명 '금사향(琴絲響)'은 '거문고 실이 울리는 소리'라는 뜻이다. '거문고를 울려서 나는 교향악'이라는 뜻으로 작사가 고려성(1917~1977)이 지어준 이름으로 알려졌다.
1929년 평양에서 태어난 금사향은 상공부 섬유국 타자수로 근무하던 중 주변의 권유로 음악 콩쿠르에 참가했다. 음악가의 피를 속일 수 없었다. 아버지와 오빠가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금사향 데뷔 초기. 사진=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씨 제공
6·25동란 중에는 '님 계신 전선'을 부르며 위문공연을 다녔다. 특히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하이힐을 신은 멋쟁이로 통한다. 전쟁 중에도 하이힐을 신고 전장을 누볐다. 고무신이 대부분이던 당시 높이 10㎝의 하이힐은 파격이었다.
1954년 부산에서 도미도 레코드사를 통해 불후의 명곡 '홍콩아가씨'를 발표했다.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 거리'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이 곡은 휴전 후 전쟁의 침울함을 잊게 해주는 곡으로 평가 받았다.
1954년 부산 도미도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된 '홍콩 아가씨' 음반. 사진=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 제공
'홍콩아가씨'의 주인공이지만 정작 그동안 홍콩 땅을 밟지 못하다가 2013년 12월 공연을 겸해 현지를 방문했다. 노래 발표 약 60년 만에 꿈을 이뤘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젊은 시절 별명은 '양파' '생쥐'였다. 얼굴이 동그랗고 뽀얗다고 '양파', 또 부지런하다고 '생쥐'였는데 그 많은 공연을 다니면서도 그날 빨래를 절대 미루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했다"면서 "화려하고 재치 있는 언어구사에 외모가 귀여워 주위에서 영화배우나 만담 같은 것을 권유했어도 오직 가수이기 만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금사향, 2012년 11월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은관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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