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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총여학생회 어디로…총체적 붕괴에 재건도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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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30 12:23:50
서울 주요 대학 중 동국대 외엔 사실상 유명무실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재건 시도…존폐 총투표로
"학내 남성 위주 문화 타파" vs "성차별 크지 않아"
표결로 가면 폐지 가능성 높아…여학생들도 가세
연세대의 경우 투표자 찬성 82%로 폐지 가결돼
"대학은 공정한 룰로 돌아간다는 평등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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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류병화 기자 = 대학가에서 총여학생회가 총체적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대부분 학교에서 총여학생회가 실질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학내에서는 성평등이 이미 이뤄졌기에 총여학생회가 굳이 필요없다는 입장과, 아직도 공공연히 발생하는 성차별·성폭력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선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 중 동국대학교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총여학생회가 없는 실정이다. 총여학생회가 존치되는 학교 중에서도 상당수는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등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서다.

 성균관대학교 명륜캠퍼스는 지난 2009년 이래 총여학생회가 공석이다. 최근 총여 재건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모임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성성어디가)'가 결성돼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자보를 붙이는 등 총여 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성대에서 총여학생회 논의가 이어지면서 학내 글로벌리더학부 학생회장단은 지난 19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연서명을 받아 '총여학생회 존속에 관한 총투표 실시' 안건을 발의했다. 학내 회칙에 따라 이후 30일 이내에 총투표가 실시된다. 이에 '성성어디가' 측은 다음달 2일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을 놓고 토론회를 예고한 상태다.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학내 성폭력 피해자 등 소수자와 연대할 자치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점, 학내 불평등한 남성 위주 문화 타파, 여성 복지 사업 등을 내건다. 반면 반대 측은 학내 성차별이 만연하지 않은데 굳이 여성만이 투표권을 가지는 학내 기구가 왜 필요하냐고 반박한다.

 앞선 대학가 사례로 볼 때 학내 총투표로 성대 총여학생회 존폐 여부를 판가름하게 되면 폐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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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세대학교 학생총투표 투표관리위원회는 총투표 결과 지난 6월15일 '총여학생회 재개편 요구의 안'이 가결됐다고 전했다. (사진 =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스북 갈무리)
앞서 연세대학교에서는 총여학생회가 페미니스트 은하선씨의 학내 강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일었다. 강연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기독교를 표방하는 연세대에서 예수 십자가 자위기구를 판매했던 사람을 연사로 초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불통' 등의 사유로 총여학생회 재개편안을 묻는 총투표가 지난 6월 진행됐고 재적 학생의 절반이 넘는 55.2%가 투표에 참여해 찬성 82.24%로 가결됐다.

 '성성어디가' 측 관계자는 "연세대 사례에서처럼 총투표에서 투표율이 미달되지 않는다면 총여학생회 폐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라며 "총여학생회 재건에 대한 반응이 좋지만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재개편안 투표에서는 남성 학우들이 폐지 찬성으로 결집한 가운데 여성 학우들 중에서도 폐지를 원하는 기류가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남학생은 찬성 비율 93.2%, 반대 비율 4.9%로 재개편안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여학생은 62.0%가 찬성하고 33.5%가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직접 투표로 총여학생회 존폐를 결정하게 되면 대부분 폐지로 간다"라며 "대학이라는 공동체는 입학, 학점 등 공정한 경쟁의 룰로 돌아간다는 '평등의 착시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실상은 여학생들은 학내에서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을 경험하더라도 '친해서 그런 것'이라는 식의 대답을 듣곤 한다"면서 "대학이라는 공간이 안전하지 않을 뿐더러 성폭력이 재생산되는 공간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라도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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