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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험료 차등제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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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21 15: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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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금융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험료 차등제는 말 그대로 보험료를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보험 혜택을 받는 상품을 말한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보험사가 간절히 원했던 제도다.

상당수의 보험회사가 실손보험 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불과 몇년 전만해도 생보와 손보업계가 서로 자기의 독자 상품이라고 기득권을 주장할 만큼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그런데 이런 실손보험이 보험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과잉진료'가 주요 원인이 됐다.  

일부 병원은 환자가 실손보험 가입 유무에 따라 급여가 안 된 치료를 환자에게 권하면서 비급여 의료행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료비용도 천차만별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용'을 보면 도수치료는 최저 5000원에서 최고 50만원으로 가격이 100배 차이가 나는가 하면 복부초음파(간, 담낭 등)도 1만원에서 26만7000원 등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과잉 진료와 '고무줄' 의료비에 실손보험의 손해률은 치솟게 됐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에 달했다. 이는 보험사들이 100원을 받아 130원을 고객에게 돌려준 셈이다. 다시 말해 받은 돈보다 돌려준 돈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보험료 차등제는 보험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손보험 구조를 보험료에 맞게 다시 재편할 수 있게 돼 손해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소비자 역시 나쁠 것은 없다. 자신에 맞는 보험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고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보험료차등제가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실손보험은 그간 국민에게 ‘제2의 의료보험’ 역할을 해왔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없는 의료비, 의료 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한다. 쉽게 말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진료 비용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중증 질환을 가진 저소득층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증 환자의 경우 보험료 차등제가 적용되면, 기존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료 차등제 도입과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특약 보험이나 세금 혜택 등 제도 변경으로 곤경에 처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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