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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밈마케팅···숟가락 얹으려다 '뭇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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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5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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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가수 선미(왼쪽), CJ제일제당 햇반(사진=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SNS 캡처)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식음료기업들이 스타 마케팅 효과에 숟가락을 얹다 뭇매를 맞고 있다. 정식으로 모델 기용을 하지 않고, SNS 등에서 패러디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식이다. 인터넷상에서 영화, 드라마 속 캐릭터와 명장면을 재가공한 콘텐츠인 '밈'이 인기를 끌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콘텐츠를 사용해 '저작권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CJ제일제당 '햇반'은 가수 선미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활용해 곤욕을 치렀다. 햇반은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선미의 곡 '보라빛 밤'과 함께 시그니처 포즈가 어우러진 게시물로 흑미밥을 홍보했다. "선미…아니 흑미가 부릅니다. 보라빛밥"이라고 강조했다.

선미는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뒤 "저 부르셨어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햇반은 "최근 핫한 보라빛밤과 햇반의 흑미밥 제품이 맞아떨어지는 요소가 있어 패러디했다"며 "혹시라도 불편을 드린 것은 아닌지 먼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선미님과 보라빛밤을 응원하는 의미로 실제 보라빛밥(흑미밥)을 한 가득 선물로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원작자에게 미리 허락을 구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더욱이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햇반 새 모델로 영화배우 강하늘을 발탁했지만, 선미가 홍보모델인 것처럼 제품을 당당히 홍보했다. "선미한테 햇반 주고 입 닫게 하려는 거냐" "광고료가 햇반이냐"는 팬들의 원성이 쏟아진 까닭이다.

결국 CJ제일제당은 고개를 숙였다. 게시물을 올린지 5일 만인 지난달 17일 햇반 SNS 담당자는 "해당 콘텐츠 소재는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다수 제공 받았다. SNS에 빠르게 반영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판단으로 사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최초 게시한 분과 아티스트 배려와 존중없이 게시물을 제작, 운영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롯데칠성음료 '깨수깡'은 '깡' 마케팅 역풍을 맞았다. 지난 5월 인스타그램에 "깨수깡과 깡 컬래버 요청이 많아 고민 끝에 만들었다"며 이벤트 소식을 알렸다. 깨수깡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면 '1일1깨수깡' 라벨을 붙인 한정판 제품을 증정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깡' 뮤직비디오 속 가수 비의 모습을 패러디한 사진을 올렸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분은 모시기가 어려워 담당자가 대신 찍었다. 시무 20조 중 1항 재간둥이 표정 금지와 2항 입술 깨물기 금지를 위반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은 전한다"고 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비 모시기 어렵다고 막 갖다 써도 되냐"는 항의가 쏟아지자, 롯데칠성음료는 사과문을 올리고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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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농심과 빙그레는 깡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깡이 인기를 끌자 네티즌들은 새우깡을 떠올렸고, 온라인에서 확산된 '밈' 현상은 실제 구매로도 이어졌다. 농심은 비를 광고모델로 추천하는 소비자들의 요청도 수용했다. 그 결과 5월24일부터 6월23까지 한 달간 전년 대비 30% 성장해 매출 70억원을 기록했다. SNS에 '1일1깡' '식후깡' 등 해시태그와 함께 새우깡 구매 인증사진이 쏟아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빙그레는 반사 이익을 노렸다. 아이스크림 '끌레도르'의 모델로 탤런트 김태희를 발탁했다. 광고 속 김태희는 남편인 비가 새우깡 광고에서 앉은 의자와 비슷한 소파에 기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새롭게 돌아왔지" "모두 인정하게 될 걸?" "나를 감싼" 등의 멘트는 깡 뮤직비디오를 떠올리게 했다.

해당 광고는 공개된 지 1주일 만에 조회수 160만 회를 돌파했다. 네티즌들은 "이런게 고급스러운 패러디"라며 햇반, 깨수깡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비 역시 MBC TV 예능물 '놀면 뭐하니'에서 "와이프는 (깡 패러디 광고를) 눈치도 못 채고 바보같이 했다"며 "법적절차를 밟을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업계 관계자는 "밈을 활용한 마케팅은 양날의 검"이라며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인터넷상에 유행하는 콘텐츠를 무단으로 갖다 쓰다가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 먹을 수도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저작권 관련 올바른 의식을 고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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