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처녀성증명서 발급 의사 처벌 법안 도입

무슬림 등 결혼에 처녀성 검사 요구

의사 대부분 거부…생명 위협받는다면 발급

【자카르타(인도네시아)=AP/뉴시스】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메르데카 왕궁에서 지난 2012년 8월17일 열린 독립기념 행사에 참석한 인도네시아 여성 해군들. 인도네시아는 여군 및 여경 채용 시 처녀성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어떤 과학적 타당성도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22일 밝혔다. 2017.11.22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프랑스 정부는 전통 종교결혼을 위해 신부의 '처녀성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의사들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 같은 처녀성 증명서는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이는 프랑스의 세속적 가치를 강화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말하는 '이슬람 분리주의'에 맞서기 위한 입법 초안의 일환이다.

그러나 프랑스 낙태 자문 단체인 ANCIC는 "처녀성 검사"를 중단하려면 더 광범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엔은 그러한 처녀성 검사는 중단돼야만 한다고 말한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 법안에 대한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초안에 따르면 '처녀성 증명서'를 발급하는 의사에게 징역 1년과 1만5000유로(약 20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3TV에 따르면 프랑스 의사들의 약 30%가 이런 증명서 발급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으며 대부분 발급을 거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시각적으로 또는 손가락으로 처너막을 검사하는 관행이 여성이나 소녀가 성관계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증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산부인과 의사인 가다 하템 박사는 "프랑스에서 처녀성 증명서 발급 요구는 많지 않다. 나는 매년 최대 3명의 증명서 발급을 요구받는다. 이를 요구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무슬림들이 거주하는 아프리카 서북부 마그레브로부터 온 소녀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친척들로부터의 신체적 폭력이나 가족의 불명예를 두려워하는 여성들과 소녀들을 위해 처녀성 증명서를 발급해준다고 밝혔다."친척들로부터 구타당하거나 목졸라 죽임을 당할 수 있으며 시댁으로부터 가문의 명예를 더럽힐 수 없다며 협박당한다고 말하면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하템 박사는 말했다.

유엔과 인권 감시 기구 및 기타 기관들에 따르면 많은 국가들에서 종교적 이유뿐만 아니라 때로는 성폭행에 대한 수사나 경찰 모집을 위해 처녀성 검사가 행해진다.특히 북아프리카와 중동, 인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에서 흔히 이뤄지고 있다.

유엔은 2018년 10월 각국 정부에 처녀성 검사 금지를 촉구하면서 "여성과 소녀들의 성, 신체를 통제하는데 중점을 둔, 처녀성과 관련된 유해한 성규범에 도전할 것과 이를 위한 교육"을 촉구했었다.

프랑스 시민권 담당장관 마를렌 시아퍼는 지난해 12월 이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부모나 약혼자 등 처녀성 증명서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처벌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었다.

이슬람 여성들은 혼전 성관계를 이유로 가족과 지역 사회로부터 거절당할 수 있으며, 심지어 살해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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