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중국기업, 고의 상장폐지" 투자자 청원
등록 2021.05.24 13:55:42
에스앤씨엔진그룹,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상폐 위기
주주들,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회사가 고의적인 상폐 추진, 투자자만 손실 우려"
중국기업들 국내증시 상장 후 '먹튀' 되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4일 현재 '중국기업의 고의적인 상장폐지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1100여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에스앤씨엔진그룹리미티드에 투자한 개인 주주들이다.
청원에 따르면 중국업체인 에스앤씨엔진그룹은 2008년 자기자본 780억원으로 상장을 추진해 2009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공모가는 6000원, 자기자본은 1559억원 규모다.
상장 후 회사는 11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중국의 자회사들을 통해서다. 2019년 9월말 자기자본은 4598억원, 순현금성 자산은 2012억원(현금성자산 2098억원, 차입금 86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에스앤씨엔진그룹은 지난해 3월 중국 자회사의 생산중단을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 정지 직후인 지난해 4월 사측 대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3자 배정 50%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다른 2대주주 측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유상증자가 무산되자,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미제출해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다.
이에 투자자들은 회사가 고의적인 상장폐지를 유도해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됐다며 법원에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국기업이 국내 상장으로 자금을 끌어 모아 회사를 키우고 난 뒤, 관리·감독이 어려운 특성을 악용해 상장폐지를 유도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주들은 "상장 이후 11년 연속 대규모 흑자로 자기자본이 4598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90% 하락해 시가총액 244억원에 불과하다"며 "현금성 자산만 2000억원이 넘는 우량 회사가 코로나19를 이유로 회계감사를 회피해 고의적인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폐지가 된다면 국내 투자자들은 치명적인 손실을 입고, 중국의 경영자들은 차입금도 없는 회사를 헐값에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는 분명한 불공정 행위이지만 국내기업이 아닌 관계로 투자자들은 어떠한 대응도 불가한 상황"이라면서 "한국거래소는 중국기업들의 의도대로 관련 절차에 따라 상장폐지하면서 오히려 이들을 도와주려 하고 있다. 한국 정부를 우습게 여기고 반복적인 범죄행위를 하는 중국 기업주들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기업들의 먹튀 행보는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14년간 상장 폐지된 해외기업 14개사 중 12개사(86%)가 중국 기업이다. 1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중국고섬과 성융광전투자, 중국원양자원 등이 대표적이다. 상장폐지된 중국기업으로 인한 투자자 손해액(정리매매 직전)은 약 38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국이 중국의 투자 놀이터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외 주요국들은 자국의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외국기업에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고 있다. 미국은 '해외 지주회사 책임법'에 따라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가 최우선 원칙으로 규정을 어기면 경영진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 등으로 기업 퇴출이 불가피할 정도의 민·형사상 막대한 책임을 부과한다.
일본은 증권시장을 1부와 2부로 분리해 운영하면서 상장 규정을 위반한 기업들을 별도로 관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증시에 상장한 해외기업들에 대한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자금 유출과 투자자 피해가 지속되는 실정이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에스앤씨엔진그룹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현재 회사 홈페이지는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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