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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차별 아닌 다름 인정하고 있나 묵직한 질문...연극 '스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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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25 06:00:00  |  수정 2021-07-05 09:13:20
7월1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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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땀의 가치는 무겁다. 땀을 흘릴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의 상실감 또한 무겁다. 국립극단 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은 제목부터 그 무게감을 전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철강 산업 도시 '레딩'의 공장에서 20년 넘게 기름밥을 함께 먹은 '신시아'와 '트레이시'는 막역한 사이다. 신시아와 트레이시는 생산라인을 벗어날 수 있는 관리직 모집 공고에 함께 지원하지만, 신시아만이 승진하면서 서서히 이들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이 가운데 회사는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해 인건비를 줄이려 하고, 노동자들은 반발하며 파업한다. 회사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신시아는 트레이시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볼멘소리를 듣고 사이가 멀어진다. 함께 고된 생산직 일을 마치고 어울려 마시고 즐기며 이들에게 유일한 쉼터였던 '스탠'의 바(Bar)는 어느새 반목과 갈등이 벌어지는 전쟁터가 된다.

2017 퓰리처상을 수상한 린 노티지의 화제작 '스웨트'는 노동, 인종 차별, 성차별, 경제불평등 등 사회적으로 뜨거운 화두를 담고 있다. 노동권을 지키려는 노동자들을 통해 노동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면으로 질문을 던지며, 노사 대립은 물론 노동자간 분열, 노동자의 회한까지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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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갈 곳을 잃은 노동자들은 공허하다. 18살 때부터 20년 넘도록 일한 곳을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은 꿈도 꿨지만, 그대로 주저앉았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산업재해로 공장을 떠나게 된 스탠이 짐짝 취급 당했듯, 청춘과 삶을 바쳤지만 한낱 소모품이 돼 버렸다.

회사에 맞서는 노동자들은 약자였지만, 그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들 또한 누군가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며 또 다른 굴레를 만든다. 그들을 대신해 더 적은 돈을 받고 임시직으로 들어가는 라틴계 노동자를 힐난하고 윽박지른다. 자신의 부당한 대우를 토로하면서, 누군가를 낮잡아보고 비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게 한다.
 
혐오는 혐오를 낳고,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특히 노동의 상실은 인종차별로 극명하게 이어진다. 흑백 갈등은 물론 그보다 더한 라틴계에 대한 차별이 그려진다. 스탠의 바에서 일하는 '오스카'는 간단한 인사도, 이름도 불리지 않고 마치 없는 존재처럼 취급당한다.

유색 인종 배역을 처음부터 분장하지 않은 점이 시선을 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행동으로, 대사로 차별이 이뤄지는 그 순간 무대 위 누군가가 유색 인종이었다는 사실을 관객들은 깨닫게 된다. 색을 입히지 않아 선입견 없이 극을 보다가 문득 인종 차별을 느끼게 되면서 극의 몰입도는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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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연극은 한국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삶을 지배하고 있는 노동은 물론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지 물음을 던진다. 그 끝에는 인간 존엄과 화해를 말한다.

스탠 역은 배우 박상원이 맡았다. 친구처럼, 애인처럼 너스레를 떠는 바텐더부터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중재하는 역할까지 극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트레이시 역은 강명주, 신시아 역은 송인성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극의 또 다른 축을 맡은 이들의 아들인 크리스, 제이슨 역은 송석근과 박용우가 연기하며 오스카 역은 김세환이 나선다.

7월1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14세 이상 관람.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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