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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사다리 사라진다"…韓기업 '신생·소멸률' 뒷걸음질(종합)

등록 2021.08.02 1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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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업 신생률과 소멸률 및 고성장기업과 가젤기업 비중.(그래픽=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1.8.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성장성 저하의 원인 중 하나가 국내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의 역동성이 저하되면서 창업기업이 대기업까지 이어지는 성장사다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일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기반 구축' 보고서를 통해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산업 역동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혁신기업의 탄생과 성장 등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5∼2019년 2.7%에서 2020∼2024년 2.3%로 낮아진 상황이다.

또 기업의 신생률과 소멸률로 본 국내 산업은 과거보다 역동성이 저하됐다. 신생률은 활동하는 기업 중 새로 생겨난 기업의 비율이며 소멸률은 사라진 기업의 비율이다. 보고서는 이를 국내 산업 역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꼽았다.

통계청 자료를 볼 때 우리나라 전 산업의 신생률은 2007년 17.9%에서 2019년 15.3%로 줄어들고 소멸률 역시 2007년 13.0%에서 2018년 11.1%로 낮아진 상황이다.

창업 후 기업들의 성장성 저하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활동하는 기업 중 3년간 매출액 증가율이 20%를 넘어선 고성장기업 비율은 2009년 13.1%에서 2019년 8.6%까지 낮아졌다. 창업 후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산업별로 최근 10년간 제조업에서 신생률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전자·컴퓨터·통신, 전기장비, 의료·정밀기기 등 고위기술 부문의 역동성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고위기술 제조업의 신생률은 2011년 11.9%에서 2019년 7.7%까지 줄었다.

서비스업에서도 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 고부가 업종의 신생률이 2011년 20.7%에서 2019년 17.1%로 낮아졌다.

SGI는 "최근 서비스업의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업 등 영세 업종에서 주도하고 있다"면서 "기업규모면에서도 2011∼2019년 동안 종사자수 10인 미만 기업의 신생률은 유지되고 있으나 10인 이상 기업의 신생률은 2011년 6.6%에서 2019년 5.3%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산업 역동성 저하의 영향으로 ▲성장잠재력 약화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 ▲사회갈등 심화 등을 꼽았다.

성장잠재력과 관련해서는 "생산성이 높은 신생 기업의 출현이 줄어들 경우 기업 간 기술 경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경향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생산성이 낮아 도태돼야 할 기업의 퇴출이 지연될 경우 비효율적 자원배분으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훼손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제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7.4%에서 2018년 9.5%로 늘어나는 추세이며 한계기업의 생산성은 정상기업의 48%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도 문제도 우려된다. 2018년 제조업(종사자수 10인 이상) 고용증가율인 1.4% 중 약 86%가 창업한 지 8년 이하 기업에서 비롯됐다.

보고서는 "기업의 고용 창출은 창업 초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이나 시장에 진입하는 신생 기업이 계속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갈등 심화와 관련해서도 "창업을 통해 신규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기존 기업의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은 신규일자리 진입이 어려워 장기간 실업 상태로 머물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기 어려운 기성세대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려 노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국내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경제·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산업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3대 방안으로 ▲창업활성화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혁신역량 강화 등을 제언했다.

창업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신기술의 시장 출시를 먼저 허용한 뒤 필요하면 사후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틀을 전환하는 등 법·제도 개선과 앤젤투자자·벤처캐피털 등 민간자본 육성 등을 주문했다.

또 산업 내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사업재편·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과 관련한 혁신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업의 탄생, 효율적인 기업의 성장, 한계기업의 퇴출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며 "기업들은 기술혁신으로 낡은 것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적 파괴'를 활발히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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