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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LCC, 버티기도 한계…언제까지 비행기만 띄울건가

등록 2021.09.24 06:06:00수정 2021.09.24 10: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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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일단, 코로나 팬데믹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만난 저비용항공사(LCC) 직원의 ‘버티기’ 모드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LCC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선 수요와 화물운송으로 버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내 LCC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6개사를 포함해 새롭게 진입한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3곳을 합해 모두 9개사다.

이들은 말 그대로 ‘서바이벌’ 게임 중이다. 커피 한 잔 값 보다 못한 초저가 항공권을 앞 다퉈 내놓는 출혈 경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형항공사는 화물사업 덕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객운송에 의존하는 LCC들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4차 대유행까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LCC들의 하반기 전망도 암울하다. 증권업계가 내놓는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LCC 3개사의 올해 3분기 영업손익 실적 전망치는 각각 영업적자 624억원, 432억원, 270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자본잠식률이 57.9%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진에어도 자본잠식률이 139%까지 치솟았다.

그나마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30일 연장하면서 실업대란 공포에서 잠시 벗어났지만 11월부터는 무급휴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CC가 많아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 심화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구조 재편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2년 후 예정대로 성사되면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지난 6월 확정한 통합(PMI) 계획안에는 계열 항공사 통합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LCC 경쟁 구도는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그리고 진에어를 앞세운 통합LCC 간 3파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LCC업계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포함해 LCC 대다수가 자본잠식 상황에 빠져 있다. 업계 재편 때까지 버티려면 대규모 증자 등 현금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실제로 제주항공·에어부산, 진에어 등은 적자 행진 속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이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설상가상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 대한항공이 계획했던 ‘통합 항공사’ 출범은 2023년 하반기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LCC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다. 코로나19로 7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계적 재편은 피할 수가 없다. 전문가들은 국제선 노선 재개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해서 LCC 업황이 곧바로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결국 자체 체력을 키워야 한다. 코로나19로 주목받은 화물 사업도 고민해 볼 수 있다. 새로운 노선도 발굴해야 한다. 비행기 띄우는 데만 몰두한다면 LCC들의 진정한 위기는 코로나19 이후에 또 찾아올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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