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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상징 동상에 입힌 시스루 드레스 때문에"…伊 성차별 논란

등록 2021.09.29 11:30:06수정 2021.09.29 11: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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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9세기 시에 등장하는 애국 여성 모티브로 동상 제작
작품 공개 후 "여성과 역사에 대한 모욕" 비난 이어져
작가 "인체 드러내는 것이 내 작품 특징" 반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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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 살레르노도 사프리시에서 루이지 메르칸티니의 시 '사프리의 이삭 줍는 사람' 속 등장 인물을 모티브로 한 동상이 공개됐다. 이탈리아에서 애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있어 성차별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로라 볼드리니 이탈리아 상원의원 트위터 캡처) 2021.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연우 수습 기자 = 이탈리아에서 여성 동상을 두고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애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 살레르노도 사프리시에서 문제의 동상이 공개됐다. 동상은 투명하고 몸에 딱 맞는 드레스를 입고, 오른팔을 가슴에 올려놓고 있다. 당시 행사에는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참석했다.

이 동상은 19세기 이탈리아 시인 루이지 메르칸티니의 작품 '사프리의 이삭 줍는 사람'에 등장하는 여성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사프리의 이삭 줍는 사람'은 사회주의자 카를로 피사카네의 나폴리 원정기를 기반으로 쓰인 시다.

시 속의 여성은 왕국에 반기를 들고 원정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300명이 나폴리에 도착하는 것을 목격한 인물로, 이들에 대한 애착을 담아 노래를 부른다.

동상이 공개되자 이탈리아 상원 의장을 지낸 민주당의 로라 볼드리니 의원은 "여성과 역사에 대한 모욕"이라며 "남성 우월주의는 이탈리아의 악폐 중 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모니카 시린나 상원의원 역시 "역사에 대한 모욕이자 아직도 성적 대상으로만 취급받는 여성들의 뺨을 때리는 행위"라며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이탈리아 팔레르모 지역 민주당 소속 여성 정치인 단체도 이 동상을 철거하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다시 여성은 성적 대상화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다"며 "동상은 작품 속의 사회적·정치적 맥락과 전혀 연관 없는 모습 제작됐다"고 지적했다.

전 상원의원인 마누엘라 레페티도 "끔찍하다"며 "농장 노동자를 그런 식으로 묘사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동상을 만든 조각가 에마누엘레 스티파노도 반박에 나섰다.

스티파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작품을 온전히 나에게 맡겼다면 아예 나체로 제작했을 것"이라며 "나는 단지 인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타락'으로 보길 원하는 이들에게 내 작업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동상 제작을 지원한 안토니오 젠틸레 사프리 시장 역시 "이번 논쟁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예술 작품을 비판하거나 왜곡하지 않았다"며 스티파노를 거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스티파노는 훌륭한 재능과 흠잡을 데 없는 작품 해석으로 동상을 제작했다"고 옹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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