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일확천금, '뇌물의 열매' 였나…수사 중대기로
유동규 뇌물·로비 둘러싸고 의혹 증폭
사건 당사자들 "준 적 없다" 전면 부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사실관계 주목
정관계 로비, 배임 의혹까지 확대될까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달 29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건물 1층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난 3일 구속한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며 사건 관계인들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뇌물수수 액수 '8억원'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5억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3억원은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정재창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고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는지, 이러한 정황이 '윗선'에게 보고가 됐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 당사자들은 뇌물을 줬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5일 자신은 유 전 본부장에게 5억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1억은 현금, 4억은 수표로 전달했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했다.
또 화천대유 측이 정관계 로비를 한 금액이 35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씨는 지난 1일 입장을 내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 간 이익 배분비율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개발이익의 25%에 해당하는 약 700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의혹에는, 유 전 본부장 측이 구속심사 당일인 지난 2일 "사업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며 차용증을 쓰고 노후대비용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700억원 약정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3. [email protected]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녹취록의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화천대유 측도 정 회계사가 개발사업으로 인한 비용을 정산하던 중 동업자와 갈등을 빚었고, 의도적으로 허위·과장 발언을 녹음해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정 회계사를 재차 불러 녹취록 내용 등의 진위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씨와 정씨 등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뇌물 액수 등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이를 특혜로 규정, 정관계 로비 의혹이나 '윗선'의 배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지금 시점이 수사의 중대기로가 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정 회계사, 정씨와의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초기부터 함께 사업을 진행했고, 이후 수익배분에 관한 내용을 담은 '3자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9.27. [email protected]
유 전 본부장의 자금흐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세웠다고 알려진 유원홀딩스에서 자금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유원홀딩스는 '친(親) 이재명 성향'의 한 인터넷 매체와 동업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동시에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을 소환하며 개발사업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은 없는지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초과수익 환수조항이 사업협약서에서 삭제되는 과정이 담긴 내부 문건을 확보, 당시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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