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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카풀' 신고했더니 성추행범 몰아…공무원 꿈 사라질 뻔

등록 2021.11.29 14: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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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DNA 미검출,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 등으로 '혐의 없음'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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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가 공개한 경찰 결정 통지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광주 인턴 기자 = "하루아침에 '장애인 강제추행' 범죄자가 되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남자의 꿈은 사라질 뻔했다."

한 남성이 어느 날 카풀(차량 공유)를 이용했는데, 해당 차량이 불법 영업 차량인 것을 알게 돼 경찰에 신고했더니 해당 차량의 여성 운전자가 자신이 장애인이고 남성으로부터 강제 추행을 했다고 허위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는 지난 28일 '신체적 접촉이 없었음에도 자신의 불법 행위를 신고한 남자에게 화가 나서 남자를 장애인 강제추행으로 허위 신고한 사건'이라는 사건명으로 성범죄 무고 사례를 공개했다.

여성 A씨는 택시를 기다리던 남성 B씨에 접근해 "내가 카풀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차에 태웠다.

당시 B씨는 여성 운전자의 뒷좌석에 탑승했고 도착지에서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탑승한 차량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상 영업을 위한 등록이 되지 않은 차량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B씨의 아버지가 운전자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이미 여러차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허위로 고소한 것이다. B씨가 뒷좌석에서 운전하던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주물렀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에게 문자 메시지로 "너가 내 젖가슴을 주물러 치욕스러움에 잠도 못 잤다"며 "정신과 병원에 가서 치료해야지 못 살겠다"고 보냈다. 이후 "해바라기 센터에 가서 이 사실을 진술해야겠다"고 재차 문자를 보냈다. 해바라기 센터는 성폭력, 가정 폭력 등의 피해자에게 의료, 법률 등의 지원을 하는 곳이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는 "해바라기 센터까지 언급한 이 여성은 이러한 문자를 남기면 자신이 법적 장애인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해바라기 센터에서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진술하면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도 남자가 성추행범이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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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센터는 "통상 이러한 피해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남기면 수사 기관에서 '피해자가 이러한 피해 사실을 당하지 않았는데 거짓말로 이러한 문자 메시지를 남길 이유는 없다'라는 것이 성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서, 검찰, 법원에서의 일반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악용해 성범죄 무고를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설명했다.

A씨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해바라기 센터에서 응급 키트 등으로 DNA 채취와 조사를 받았지만 B씨의 유전자는 검출되지 않았다.

게다가 A씨는 조사 과정에서, B씨를 태운 경위에 대해 자신의 불법 운송 사실을 숨기려고 "집으로 가던 길에 남성이 비를 맞고 택시를 못 찾고 있어서 데려다주려고 친한 지인을 만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이를 이상하게 생각했고 해바라기 센터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그리고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통지서에서 A씨가 장애인은 맞지만,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진술밖에 없고 그마저도 B씨의 부친이 불법 운행을 신고하자 뒤늦게 피해를 진술하는 등 신고 경위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통지서에 따르면, A씨가 강남역에서 집에서 가던 길에 남성을 데려다줬다고 진술했지만 B씨와의 주거지 경로가 서로 상반된다. 또 A씨가 B씨를 태운 경위에 대해 지인을 만나려고 했다고 진술했지만 해당 지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A씨와 연락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진술 분석 전문가도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B씨는 국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3항에 의해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졌을 수도 있다.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더라도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 결격 사유에 따라 5년간 시험에 응시하지 못할 뻔 했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는 "단지 여성은 자신의 범죄를 신고한 남성에게 화가 나서 복수심으로 '장애인 강제추행'으로 신고했는데, 비록 남성이 무혐의를 받았지만 이 정도 사안이면 수사 기관은 여성에 대해 무고죄인지 수사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여성에 대해 아무런 형사 처리도 안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96100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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