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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사건 또 단순이첩…"'검찰 견제' 공수처 존재 의의 망각" 지적

등록 2022.01.21 12:12:48수정 2022.01.21 13: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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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공수처, 직무유기 검사 사건 반년만 이첩
피해자 신상노출 검사…권익위, 징계요청
공수처, 이규원 사건도 검토 후 재이첩
역량 부족에 사건처리 지연…직접기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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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1주년인 21일 오전 김진욱 공수처장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며 공수처 1주년 소감을 밝히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2.01.21. photo@newsis.com


[과천=뉴시스]하지현 고가혜 기자 = 현직 검사가 재판과정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그런데 공수처는 반년 가까이 고발인 조사도 없이 검토만 하다, 최근 검찰에 해당 사건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앞서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및 유출 의혹' 사건도 9개월 만에 검찰로 재이첩한 바 있다. 기소권이 있는 검사 사건을 잇달아 검찰로 넘기면서, 현직 검사의 비위 등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막기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6월 A 검사와 B 판사, C 판사가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지난 5일 대검찰청으로 단순이첩했다. 단순이첩은 해당 사건이 수사대상에 해당하지 않거나 다른 수사기관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 송부하는 결정이다.

지난 2018년 충북여중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스쿨미투' 피해를 폭로하고 가해 교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해당 교사는 피해 학생들에게 생리 주기를 적어내라는 과제를 내고, 학생을 껴안는 등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은 재판 과정에서 검사와 판사가 피해 학생에게 2차 가해를 일으켰다며 지난해 6월23일 이들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피해자 측은 검사가 피해 학생의 성(姓)씨를 노출하고, 판사가 재판정에 앉아있던 피해자를 특정해 지목하는 등 2차 피해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고발 당시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은 "성폭력처벌법에서 구체적으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발인들은 이러한 의무를 저버린다는 인식하에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징계 신청도 냈는데, 권익위는 지난달 7일 "해당 검사가 공익신고자의 비밀 보장 의무를 위반했다"며 검찰총장에게 A 검사의 징계를 요구했다.

피해자 측 최정규 변호사는 공수처의 이번 이첩 결정을 두고 "이첩 여부를 결정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는 게 정상적인 수사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무조건 (고위공직자 범죄 사건이) 공수처를 거쳐 가도록 만들어 놓고, 6개월이 허비돼 황당하다"고 했다.

이어 "수사는 신속성이 생명인데, (공수처가) 수사를 하지 못할 거면 빨리 교통정리를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공수처의 이첩 결정을 비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여러 이첩 사건에 대해 개별적인 설명을 해 드리진 않는다"라며 "해당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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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가 지난해 5월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추가 조사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1.05.27. park7691@newsis.com


공수처는 앞서 '검사1호'로 입건했던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및 유출 의혹' 사건도 9개월 만에 대검으로 재이첩한 바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 검사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공수처는 재이첩 당시 검찰이 동일 사건을 수사 중이므로 사건 관계인에 대한 '합일적 처분'을 위해 이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9개월 동안이나 수사해 온 공수처가, 자신들이 기소권한이 있는 사건을 직접 결론 내지 않고 다시 넘긴 건 검찰에 일정 부분 책임을 미뤘다는 분석이다.

공수처는 판·검사 및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의 범죄 사건에 대해서만 직접 기소가 가능하다.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는 기소 권고 등으로 검찰에 넘겨야 한다. 이에 공수처가 현재까지 유일하게 처리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의 경우, 기소권이 없는 사건을 왜 1호로 입건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규원 검사 사건의 경우 공수처는 검찰 이첩 후에도 두 달여간 직접 수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사건을 입건한 공수처가 이 검사를 3차례 소환 조사하고 이광철 전 대통령 민정비서관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 했지만, 결국 직접 기소하지 못하고 검찰에 돌려보냈다.

이를 두고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공수처로서의 존재 의의를 스스로 망각하는 행위"라며 "9개월이나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가 넘긴다는 것은 수사기관으로서의 직무유기로 처벌해야 할 사안이 아닐까 할 정도로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로 출범 1년을 맞은 공수처는 현재까지 직접 기소한 검사 사건이 1건도 없는 상황이다.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고위공직자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탄생한 공수처가, 역량 부족 문제 등으로 사실상 검찰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수처는 1주년 행사를 비공개로 개최하고,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출입기자단이 요청했던 간담회도 이번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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