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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가계대출 급증…왜

등록 2022.01.25 06:00:00수정 2022.01.25 09: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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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한도 다시 열린 신용대출...6조원 증가

마이너스통장 7조원 증가...LG엔솔 '빚투' 재원 활용

7월부터 대출 더 어려워진다...가수요 급증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를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하나 금리고정형 적격대출과 하나 유동화적격 모기지론을 판매한다. 지난해 11월 30일 중단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또는 보험사 등을 통해 담보대출을 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적격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은행은 2월, NH농협은행은 4월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할 전망이다. 2022.01.0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를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하나 금리고정형 적격대출과 하나 유동화적격 모기지론을 판매한다. 지난해 11월 30일 중단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또는 보험사 등을 통해 담보대출을 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적격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은행은 2월, NH농협은행은 4월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할 전망이다. 2022.01.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최선윤 기자 = 연초부터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공모 청약증거금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따른 가수요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지난 20일 기준 718조4829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529억원) 대비 9조원 이상 늘어났다. 올해 5대 은행이 가계에 공급할 수 있는 총 대출규모는 3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약 30%가 14영업일 만에 동이 난 셈이다.

전달 가계대출이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줄어든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8~19일 LG엔솔 일반공모 청약으로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39조5572억원에서 지난 20일 145조7115억원으로 6조1543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공모주 청약 이틀간 7조원가량 늘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있음에도, 대어급 기업공개(IPO)에 참여하기 위한 '빚투'가 지속된 것이다.

또 연초 재개된 은행들의 대출 창구가 다시 닫힐 것이란 불안감도 대출 수요를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는 7월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이 총대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등 대출 규제가 한 단계 더 강화될 예정이어, 그 이전에 대출을 받아두는 가수요가 몰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적격대출의 경우 올 초 대출문이 열린 동시에 줄줄이 마감되기도 했다. 총액은 약 33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공급규모는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은행들이 적격대출을 판매한 지 하루 만에 모두 1분기 부여받은 한도를 소진해 '적격대출 오픈런'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적격대출은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10년에서 최대 40년 동안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저금리 금융상품이다. 대부분의 은행에서 1월 기준 연 3.4%의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된 데다 대출규제도 강화돼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는 적격대출의 인기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급증세가 지속될 경우, 지난해와 같은 '대출 중단'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금융사들은 그간 연 단위로 해왔던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올해부터 '분기별'로 하기 때문에, 증가 속도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제한 조치가 예년보다 더 빠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주택거래가 둔화되고 연말 상여금이 유입된 일종의 연말 효과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에 따른 쏠림현상 등으로 강한 대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들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2조298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14거래일만에 전달 증가액인 2조6000억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다만 올 초 가계대출 급증이 LG엔솔 일반공모 청약 등 일시적 영향이 큰 만큼, 다음달부터는 다시 잠잠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낮은 4~5%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급증세 이유를 하나로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LG엔솔 공모주 이슈가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다른 요인으로는 연말이 지나고 주담대 수요가 증가하게 된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LG엔솔 일반공모 청약에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청약자금을 위해 대출수요가 연초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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