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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中 탁구 세계최강'…베이징의 조기 탁구회 열기[베이징2022]

등록 2022.02.21 11:25:00수정 2022.02.21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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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만난 베이징의 시민들은 실외에서도 탁구를 열심히 즐겼다

흡사 어린 시절 주말의 학교 운동장에서 볼 법 했던 우리의 '조기 축구회'를 연상케 했다

'조기 탁구회'는 이튿날, 그리고 하루 뒤, 또 그 다음 날에도 계속됐다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아파트 단지 내 탁구장에서 시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2022.02.03. yesphto@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아파트 단지 내 탁구장에서 시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2022.02.03. [email protected]

[베이징=뉴시스]권혁진 기자 = 20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전례없는 폐쇄루프 시스템으로 진행됐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수단은 물론 취재진 역시 지정된 장소 외에는 갈 수 없었다. 루프 바깥으로의 이동과 비올림픽 참가자들과의 접촉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달 31일 입국했으니 올림픽 취재를 위해 중국에 머문 기간은 3주하고 하루가 지났다.

일과의 시작은 거의 동일했다. 숙소 출발 전 코로나 검사를 실시한 뒤 메인미디어센터(MMC)행 버스에 몸을 싣는 것으로 하루를 열었다. 비록 창 너머이지만, 버스에서 보낸 시간은 베이징 시내를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기회였다.

지난 1일, MMC로 가는 첫 아침이었다. 호텔을 떠난 버스가 5분쯤 달리자 적지 않은 인파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 중국은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기간으로 거리를 오가는 이가 많지 않았다. 버스가 빠르게 지나간 탓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이유를 확인하긴 어려웠다.

의문은 다음 날 오전 해소할 수 있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던 곳의 정체는 다름 아닌 실외 탁구장이었다. 어림잡아 15개가 넘는 탁구대는 운동을 위해 몰려든 이들로 꽉 들어찼다.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많은 어른들이 주를 이뤘다.

탁구는 2.7g짜리 가벼운 무게의 공으로 승부를 가리는 종목이다. 바람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탓에 야외 운동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손이 시릴 정도의 추운 날씨라면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탁구 종목 취재를 맡고 있지만 실외 탁구대는 꽤나 생소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아파트 단지 내 탁구장에서 시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2022.02.03. yesphto@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아파트 단지 내 탁구장에서 시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2022.02.03. [email protected]

하지만 창밖으로 만난 베이징의 시민들은 실외에서도 탁구를 열심히 즐겼다. 흡사 어린 시절 주말의 학교 운동장에서 볼 법 했던 우리의 '조기 축구회'를 연상케 했다.

영하의 기온임에도 탁구채를 쥔 이들은 티셔츠 하나 정도만 챙겨 입은 채 입김을 내가며 경기에 임했다.

'조기 탁구회'는 이튿날, 그리고 하루 뒤, 또 그 다음 날에도 계속됐다. 개막 후 첫 폭설이 쏟아졌던 13일에만 임시 휴업했을 뿐 나머지 날들은 늘 성행했다.

탁구 취재 중 만난 관계자들이 "중국의 거리를 지나가다보면 탁구를 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정말 탁구만큼은 열정이 대단한 나라"라고 할 때만 해도 사실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세계 최강 중국 탁구의 인프라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 쯤으로 여겼다.

직접 확인했으니 이젠 믿기로 했다. 아니, 봤으니 믿을 수밖에 없다. 동계올림픽만 생각하던 차에 찾은 '조기 탁구회'는 꽤나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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