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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피해자에 다른 수법 사기…대법 "5억 넘어도 가중처벌 안돼"

등록 2022.05.24 12:00:00수정 2022.05.24 12: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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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해자 1명 상대로 1억+4억 뜯어낸 혐의
檢, 수법 달라 각각 형법상 사기 적용했지만
2심에서 포괄일죄로 보고 특경법 사기로 처벌
대법원, 포괄일죄 성립 안된다고 판단...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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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각각 1억여원과 4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행사 대표를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챙긴 돈이 5억원을 넘으면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각각 범행 방법이 다르다면 하나의 범죄로 볼 수 없어 금액을 합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B씨로부터 각각 1억2000만원과 4억9720만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행대행업체 대표였던 A씨는 항공사 직거래를 통한 단체항공권(블록티켓)을 우선 확보하는 '항공권블록사업'에 투자하면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B씨에게서 1억2000만원을 받아낸 혐의가 있다.

A씨는 같은 회사 임원들에게 B씨 등 투자자를 속이도록 지시해 돈을 받아냈는데, 실제 항공사로부터 티켓을 확보하지 않은 채 수익금을 돌려막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크루즈 여행사업에 필요한 차용금 명목으로 B씨로부터 4억972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A씨는 '40억원을 투자받아 크루즈 여행사업을 할 것인데 투자사에서 보증금 10억을 요구한다. 5억만 빌려주면 투자금 유치 후 돌려주겠으며, 무상으로 매점을 분양해주겠다'는 취지로 B씨를 속였다는 게 공소사실이다.

이 밖에 A씨는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고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에게 형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해 나눠 기소했다. 피해자는 B씨로 같지만, 각각의 범행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여러 사건으로 진행된 1심은 A씨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2심은 A씨가 B씨를 상대로 한 범행에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A씨가 경합범(한 사람이 2가지 이상의 죄를 저지른 것)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2심은 B씨를 상대로 한 사기 범행을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하나의 범죄에 해당하는 것)로 본 것이다.

이 경우 A씨가 B씨로부터 뜯어낸 돈은 모두 6억1720만원으로, 이득액이 5억 이상이라는 점에서 형법상 사기가 아닌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한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각각의 사기 범행의 수법이 달라 포괄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일정기간 동안 같은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면 포괄일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반면 범행 의사가 다르거나 범행 방법이 같지 않으면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특경법의 적용 기준이 되는 이득액은 하나의 범죄로 얻은 금액을 따져야 하는 것이지, 경합범에 해당하는 각각 금액을 합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항공권블록사업 투자금 사기죄와 크루즈 여행사업 관련 차용금 사기죄는 범행 방법이 동일하지 않아 피해자가 동일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령 포괄일죄에 해당하더라도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형이 더 무거운 특경법을 적용해 처단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해 허용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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