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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개월 남은 '소비기한제'…얼마나 준비됐나

등록 2022.07.06 11:00:00수정 2022.07.06 11: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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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시복 기자 = "아직도 먼 나중 이야기로 여기는 분위기죠."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

내년 1월1일을 기점으로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 유통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1985년 도입한 식품 '유통기한' 표기제가 사라지고, 38년 만에 '소비기한'이 전면 도입되는 것이다.

얼핏 보면 작은 표기가 하나가 바뀌는 것이 무슨 대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실생활에는 엄청난 파장과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40년 가까이 유통기한 표시에 익숙해진 국민들에게 '소비기한'이란 용어 자체가 낯설다. 식품 품질이 변질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 유통기한은 전체 식용 가능 기간 중 60~70%로 정하지만, 소비기한은 80~90%까지 늘어난다. 그만큼 판매 기간 자체도 길어지는 셈이다.

이렇게 소비기한이 도입되면 불필요한 음식 폐기량을 크게 줄여 환경 보호에 앞 장 설 수 있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또 대다수 해외 국가가 적용 중인 소비기한 추세에 발맞출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소비기한 도입 필요성에 대해선 식품·유통 업계도 대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시행 시점이다. 일반 국민들의 소비기한제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도 저조한 모습이다.

유통 현장에서 조차 아직 시행이 반년도 안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더 구체적인 소비기한 표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장에서도 새 제도 시행 이후의 세밀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은 모습이다. 식품 업체들은 벌써 올 하반기 말 기존 포장재를 교체하면서 쏟아져 나올 폐기물이 걱정이다.

대형 유통업체와 달리 중소 유통업체도 고심이 깊다. 상대적으로 냉장 관리 시스템이 덜 갖춰져 있고, 상품 회전율이 낮아 재고 관리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힌 유통 업계 관계자는 "식품 업체들과 수시로 협의를 하고 있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재고 관리 방안을 마련하진 못했다"며 "제품 변질 등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 부분도 고민되는 지점"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적 공감대에 비해 너무 급박하게 시행 시점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제도의 변화인 만큼 국민 남녀노소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처 등 정부가 대국민 홍보 활동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장의 현실적 어려움과 소비자 초기 혼선을 감안해 한시적인 '유예·계도' 기간을 검토해 볼 만하다. 앞으로 수 십 년 이상 장기적으로 이어질 정책이라면 무리하게 서두르기 보단 국민들의 삶에 잘 녹아들게 하는 게 먼저다.


◎공감언론 뉴시스 siboki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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