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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때문에 숨소리도 멎는다…뮤지컬 '서편제'[강진아의 이 공연Pick]

등록 2022.08.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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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돌고, 돌고, 돌아 끝내 만났다.

전국을 헤매다 마침내 송화를 만난 의붓남동생 동호는 소리죽여 눈물을 흘린다. 눈이 먼 송화에 소리를 청하고, 동호는 어릴 적처럼 북을 손에 잡는다.

송화는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을 절절한 소리로 토해낸다. 관객들 숨소리마저 멎게 하는 이 장면, 백미로 꼽히는 뮤지컬 '서편제'의 마지막 장면이다.

아버지 유봉을 따라 판소리의 길을 걸어온 송화와 이에 반발하며 변하는 시대에 새로운 소리를 찾아 떠난 동호가 재회하는 장면이다.

송화의 소리는 운명에 초연히 맞서며 길 따라 살아온 인생의 한을 압축해 터트린다. 그 소리는 두 사람을 감싸는 조명과 배경음악이 외려 방해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깊숙하게 파고든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서편제'는 '아는 맛'이지만, 충분히 '깊은 맛'을 낸다. 임권택 감독의 동명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이청준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기존 작품을 떠올리면, 소리로 가득 채워질 것 같지만 뮤지컬 어법을 충실히 따른다. 팝, 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소리꾼 이자람은 송화 그 자체로 감탄을 부른다. 2010년 초연부터 다섯 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까지 출연하고 있다. 국악인으로 쌓아온 내공으로 '찐 송화'같은 느낌이다.

송화는 소리에 집착하며 한을 만들어야 한다는 아버지 때문에 눈이 멀었다. 하지만 천륜은 끊을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고통과 온 생애 소리뿐이었던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 한 서린 소리로 울부짖는 이자람의 송화는 그야말로 초현실적이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극의 대사가 묵직하게 와닿는다.

소리를 찾아 유랑하는 이들을 따라 무대는 수묵화처럼, 변화하는 사계절을 담아낸다. 새하얀 눈이 내리고, 붉은 매화꽃이 흩날리고, 시원한 폭포가 쏟아진다. 360도 회전하는 턴테이블도 장면 전환에 힘을 준다.

주인공 '송화' 역은 역대 최다 캐스팅을 보여준다. 다섯 시즌 모두 함께한 이자람과 차지연을 필두로 새로 합류한 유리아, 홍자, 양지은, 홍지윤까지 6명이 나눠 출연한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10월23일까지 공연한다. 이번이 마지막 시즌으로 12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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