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교육부 해체론' 이주호, 9년반만 친정 복귀…교육계 술렁

등록 2022.09.29 16:01:27수정 2022.09.30 16:35:2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3월 사실상의 '교육부 해체론' 보고서로 파문
"이주호 기용, 교육부 개혁에 방점 찍은 인선"
과거 정책도 다시 도마 위에…"공교육 황폐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2013년 1월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한 음식점에서 열린 대학생 주거안정대책 간담회에서 한 학생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2.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김경록 기자 = 29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장관이 발탁되자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과거 장관 임기 중에도 경쟁과 자율이라는 소신에 따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부작용이 많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터라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은 분위기다.

이날 대통령실은 이 전 장관을 공석인 부총리 후보자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박순애 전 부총리가 '만 5세 입학' 파동에 사퇴한 지 52일만이다.

이 후보자는 2013년 3월10일 교과부 장관에서 물러난 지 9년 6개월만에 부총리 후보자로 다시 기용됐다.

교육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인선으로 교육개혁은 곧 '교육부 개혁'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 정부 초기부터 이 후보자는 전직 장관의 자격으로 '교육부 폐지론'을 앞장서 주장해 교육계에서 비판받았다.

이 후보자 등이 연구진으로 참여한 '대학혁신을 위한 정부개혁 방안' 보고서에서는 "대학을 교육부 산하에서 떼어내 총리실로 편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학의 연구·혁신·평생교육을 통합 지원하도록 부처 기능을 조정한다"는 등의 정부 조직 개편안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이 후보자가 이사장으로 있던 K(케이)정책플랫폼이 지난 3월11일 내놓은 것이다. 이는 교육계에서 사실상의 '교육부 해체론'으로 받아들여졌다. 교육부는 이미 초·중등 분야 정책 기능의 상당 부분을 지방 시도교육청으로 넘긴 상태라서다.

이 후보자가 청와대 수석을 맡던 2008년 교과부에서 대학 분야 관료로 일했던 황홍규 서울과학기술대 초빙교수는 "대통령실이 교육부 개혁 그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이번 인선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산업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부의 정책 영역을 확대해 교육인적자원부로 확대 개편해 운영했는데, MB정부에서 이 같은 기능이 중단됐다"며 "산업 인재 양성을 강조해 온 윤 대통령과 엇박자"라고 지적했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 역시 "최근 국립대 사무국장에서 교육부 관료 임용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라며 "대학을 떼어 내 다른 부처로 옮긴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수순에 들어간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교육계에는 이 후보자가 '대학은 자율에 맡겨야 하고 교육부의 관리, 감독은 불필요한 통제'라는 소신이 강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이 후보자는 MB정부 임기 5년 내내 교육 정책 설계와 집행에 관여했다. 그 시기 추진됐던 국립대 법인화,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 등의 정책은 대학에 대한 국가의 공적 책임을 줄이고 시장 논리에 맡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시에 정부 주도의 대학구조조정, 부실대학 지정 등에 나서 통제 역시 강화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도 받는 인물이다.

김병국 전국대학노조 정책실장은 "이 후보자는 지금 대학들이 반대하는 평가를 통한 재정지원 제도를 설계하고 집행한 장본인"이라며 "될 대학은 지원하고 안 되는 대학은 솎아내는 정책이 강화되면서 대학 서열화와 지역 불균형 현상이 더 굳어져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지난 2011년 9월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육과학기술부가 위치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원들이 '공교육 훼손하는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대학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권영길(앞줄 왼쪽) 통합진보당 의원과 홍세화 (앞줄 오른쪽) 진보신당 대표 등이 참석, 이명박 정권의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이 대통령과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2.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후보자는 장관 임기 중 초·중등 분야에서도 논란이 많은 정책을 남겼다. 이른바 '일제고사'라 비판 받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전체 공개, 자율형 사립고 확대가 '줄세우기식 경쟁교육'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교육 양극화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공교육을 황폐화시킨 장본인"이라며 "가뜩이나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다시 한 번 극한의 경쟁교육으로 몰아 넣으려는 건 아닌지, 정부가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기 보다 각자 살아남으라는 기조를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부감이 큰 전직 장관을 기용한 것을 두고 인재 풀(Pool)이 메말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전 부총리의 사퇴와 '만 5세 입학' 파동에 따라 지지율 하락을 겪었던 부담감이 전직 장관이라는 안정적인 인물을 기용하게 된 배경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전국대학교수노조 정책실장은 "더 이상 같이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거나, 집권세력이 가진 인프라 내에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이 적었을 것"이라며 "이 정부가 교육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없이 옛날에 했던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뽑은 게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교육계는 물론 교육부 안팎도 술렁인다. 교육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구성원들은 '돌고 돌아 최악'이라고 느낄 것"이라며 "이 후보자는 성격이 강하고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다면 인사 조치를 자행했기 때문에 안 좋은 기억을 가진 공무원이 많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knockrok@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