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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고위직 무더기 대기발령…뒤숭숭한 교육부

등록 2022.10.0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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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난달 29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청사에서 직원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었다. 바로 사흘 전 교육부가 발표한 국립대 사무국장 인사 제도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직원노조는 참석을 거부했다. 간담회장 밖에선 '유능한 사무국장 인사, 교육부 직원은 무능하다는 말이냐'라는 피켓을 들었다. 20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선 격한 말이 오갔다고 한다. 일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비밀스럽게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고 전해졌다.

중앙부처 직원들이 내부 정책에 반대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일은 무척 드물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교육부는 3급 이상 고위직 자리를 21개 잃게 됐다. 현직 사무국장 총 16명이 대기 발령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론 일반직 고위공무원 8명이 대기 상태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교육부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지난 7월29일 대통령에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면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한 직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나온 주장은 아니다. 규제와 권력으로 교육 현장의 자율적 혁신과 개혁을 막는다는 목소리는 있어왔다.

최근 닻을 올린 국가교육위원회부터가 교육부 개혁이 추진 배경이다. 2002년 대선부터 공약으로 제기됐으니 벌써 20년째다.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재인 정부의 대학입시제도 정시 확대, 이번 정부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도 교육부 개혁의 근거 중 하나다.

이런 상황을 교육부 스스로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억울하겠지만 자업자득인 측면이 있다. 인사 개편 뒤 교육부 직원들을 감싸는 여론을 찾기 어려운 이유도 어쩌면 이 때문일 것이다. 직원들 스스로가 원인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조직 개편이라는 논리를 세워야 할 교육부가 내부조차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다시 국립대 사무국장 제도 개편으로 돌아가 보자. 한 직원은 "윗선에서 논리가 맞지 않는 방식으로 일 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육부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이 대학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교육부 직원만 못 가고 다른 부처 직원은 임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딘가 어설프다. 국립대 사무국장은 예산편성과 회계, 인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직책이다. 대학이 법령을 위반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하는 역할도 한다. 대학의 생리를 잘 모르는 다른 부처 공무원이 총장을 제대로 감시하거나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인사 개편을 두고 대학 총장들이 교육부 직원 임용을 원천 배제할 필요까지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말도 나온다.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뜻이다. 과거 정책연구조차 무시하면서 밀어붙인 '만 5세 입학'의 기억이 떠오른다. 교육부 직원들 사이에서 '길들이기'라는 격한 반응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책 성과에 몰두하는 조직.' 교육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계획의 일부다. 정말 그런 목적의 구조조정이라면 그것 또한 투명하게 과정과 절차를 공개하면 될 일이다. 내부 직원들조차 공감하지 못할 방식으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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