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화물연대 파업' 전격 철회…업무개시명령 압박 통했다

등록 2022.12.09 16:16:01수정 2022.12.09 16:23: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정부 강경 대응 영향
물동량 회복·화물차주 복귀…대오이탈 속속
민주노총, 총파업 지원사격에도…참여 저조
민주,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수용 '결정타'

associate_pic

[의왕=뉴시스] 김종택 기자 = 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화물연대 서경지역본부에서 조합원들이 총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는 찬반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2.12.09.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9일 투표를 통해 16일간 이어온 총파업을 철회하기로 한 것은 사태가 장기화 할수록 파업의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연일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파업 참가자들은 대오에서 빠르게 이탈했다. 여기에 화물연대의 우군격이었던 더불어민주당마저 입장을 급선회하면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평가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철회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과반 찬성으로 총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결과 발표를 앞두고 화물연대 내부에서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찬반이 팽팽할 것이다' 등의 안갯속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전체 조합원 2만6144명 중 3574명(13.6%)이 참여해 2211명(61.8%) 찬성으로 무난하게 가결됐다. 반대는 1343명(37.5%), 무효는 21명(0.58%)이었다.

이번 총파업 철회 투표에서 절반이 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우선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정부의 강경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시멘트 업종에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화물연대를 비롯한 노동계는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개의치 않고 오히려 '불법행위 엄정대응' '법과 원칙', '선(先) 복귀, 후(後) 대화' 원칙을 더욱 견지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계속 유지했다. 급기야 전날에는 철강·석유화학 업종에도 추가 명령을 발동하기까지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과 관계 단체장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고 업무개시 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08. dahora83@newsis.com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이 화물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시멘트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이후 시멘트 출하량은 11%에서 100%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43%에서 115%에 도달하는 등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받은 운송사 33개사와 차주 778명에 대한 운송복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조사를 완료한 운송사 19개사와 차주 516명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운송을 재개하거나 운송 의향을 타진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파업 참가자들도 대오에서 빠른 속도로 이탈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화물연대 총파업 참가 인원은 3300명으로, 직전일(3900여명)보다 600여명 감소했다. 지난달 24일 총파업 출정식 참가 규모(9600명)의 34% 규모다.

민주노총이 총연맹 차원에서 총파업 투쟁에 나서며 파업의 동력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참여율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도 동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일 진행한 총파업 대회의 참여 규모는 2만여명 수준에 그쳤다. 이는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110만명)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달 12일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참여 인원(9만여명)보다도 적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전국철도노조, 의료연대본부 등 산별노조 조직이 사측과 협상을 타결하고 총파업을 철회한 데다 현대중공업 등 대형 사업장 노조가 임금·단체 협상 합의로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영향이다.
associate_pic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 철회 여부 결정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가 열린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 내 화물연대 광주본부 주차장에서 조합원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2.12.09. leeyj2578@newsis.com


이처럼 총파업 동력이 대내외적으로 점점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날 민주당이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한 것은 총파업 철회에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는 '도로 위의 최저임금제'로 불리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요구해왔다. 민주당도 이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전날 민주당이 화물연대 등과 교감없이 3년 연장안 수용을 발표하면서 노동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저희와 이야기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고,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방금 언론을 보고 알았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전날 밤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입장과 향후 총파업 진행 여부를 논의한 이유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회의에서 조합원 투표 결정 직후 '민주당의 정부안 수용이 영향을 미쳤냐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화물연대 입장에선 사실상 선택의 카드가 없었다는 평가다.

이마저도 정부여당의 3년 연장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 복귀하지 않으면 이달 말로 종료되는 안전운임제 불씨는 완전히 꺼지게 된다. 결국 '사면초가'에 처한 화물연대가 고육지책으로 총파업 철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다만 화물연대는 총파업은 철회하지만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계획이다.

화물연대는 이날 총파업 철회 이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총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지만 안전운임제 지속과 확대를 위해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말 바꾸지 말고 제도 지속에 대한 약속을 지켜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