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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 이제 멈출까…전장연·서울시 면담 주목

등록 2023.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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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일 1시간 동안 3~4개 단체와 릴레이 면담

전장연 "이동권 보장하지 않은 서울시에 책임 물을 것"

입장 차 크고 탈시설도 배제 아니어서 소득 없을 수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내달 2일 면담을 갖게 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지하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차 탑승 없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2023.01.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내달 2일 면담을 갖게 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지하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차 탑승 없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2023.0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서울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마침내 이번 주 협상 테이블에 앉아 면담을 진행한다. 면담 형식과 내용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다 전격 성사된 면담인 만큼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등 양측 입장을 좁히기 힘든데다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 등은 서울시 권한 밖에 있는 만큼 이날 면담이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

29일 서울시와 전장연에 따르면 양측은 내달 2일 오후 면담을 진행한다.

다만 서울시는 오후 3시께부터 전장연을 포함한 3~4개의 장애인 단체와 연이어 개별 면담을 가질 계획이라, 실제 전장연과의 대화 시간은 20여분 안팎으로 예상된다.

전장연은 이번 면담을 통해 그간 서울시가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방기했다고 지적하고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할 예정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서울시가 지난해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오 시장이 천명한 (지하철) '무정차·무대응' 방침과 오 시장의 '1분 늦으면 큰일 난다.'는 의지가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에 사과를 요구하는 게 면담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장연은 이날 면담을 통해 앞서 양측이 모두 수용하지 않은 법원조정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 나간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교통공사(공사)는 2021년 1월22일부터 11월12일 사이 전장연의 7차례 지하철 탑승 시위로 운행 지연 피해를 봤다며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이 강제조정에 나섰지만, 전장연과 공사는 그 세부 내용에 견해차를 보이며 모두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바 있다.

박 대표는 "오 시장이 법원조정안 관련한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합의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서울시가 장애인 이동권을 방치한 것도 사태를 이까지 끌고 온 원인인 만큼, 서울시 측에서 어떻게 반성하는지에 달렸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쳘폐연대 관계자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예정된 이동권 보장 촉구 지하철 선전전을 위해 지하철에서 내리고 있다. 2023.01.2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쳘폐연대 관계자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예정된 이동권 보장 촉구 지하철 선전전을 위해 지하철에서 내리고 있다. 2023.01.25. [email protected]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전장연의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공사에서도 서울시 입장을 존중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공사의 자체 영업 손실에 대한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지하철 시위 무관용 원칙을 거듭 밝힌 만큼 면담을 진행하더라도 입장을 좁히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장애인 탈시설'에 대한 내용이 논의에 포함될 경우 면담이 성과를 얻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전장연과 면담 성사를 알리며 "전장연의 주된 요구 내용인 탈시설 관련 타장애인단체와 릴레이식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탈시설이 면담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전장연은 탈시설 문제는 이번 면담에서 논의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탈시설은 한국이 지키겠다고 비준한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에 명시된 이야기"라며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위원회의 위원들과 나눌 얘기를 왜 우리와 얘기하려고 하느냐"고 반발했다.

한편 전장연은 면담 후 지하철 탑승 선전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만약 면담에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서울시와 대화 과정에서 진실성 있는 대화가 오갈 수도 있다"며 "지하철 탑승 선전전 여부는 만남 후에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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