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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민도 지쳤다…지하철 시위, 이젠 마침표 찍어야

등록 2023.02.01 11: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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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전장연, 2일 단독 면담…갈등 해소 관심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는 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드디어 한 자리에 앉는다. 전장연의 단독 면담 요구를 서울시가 수용하면서 마련된 자리다.

어렵사리 성사된 면담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강 대 강 대치로 치달은 서울시와 전장연의 기류는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오 시장이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연은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하자, 전장연은 "우리가 무찔러야 할 적으로 보이는 것이냐"며 즉각 반발했다. 좀처럼 갈등 해소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지하철 이용객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전장연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한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모두 84차례다. 직장인들이 한창 붐비는 시간대에 여러 대의 휠체어를 탑승하도록 하거나, 열차 출입문을 닫지 못하게 막아서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고, 이로 인해 출근길 열차는 평균 1시간 가량 지연됐다.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 방식에 서울시는 열차 무정차 통과로 맞대응했다.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의 피로도는 점점 쌓였고, 전장연을 향한 부정적 시선이 커져만 갔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전장연의 시위 자체를 놓고서는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무작정 지하철을 막아서는 형태의 시위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지하철 탑승 시위가 길어지면서 초창기 주목받았던 시위의 명분은 점차 빛을 잃어가고, 시민 피해가 오히려 부각되는 모습이다. 시민에게 얼마든지 더 공감 받고, 지지를 얻는 쪽으로 시위 방식을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뒷짐만지지 말고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협의에 나서야 한다. 이번 단독 면담은 어쩌면 갈등을 풀 첫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전장연이 요구하는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등 권리예산 1조3000억원은 정부 소관이라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이번 면담에 의미가 있다.

단순히 '명분 쌓기'용 면담이 아닌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자리로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뉴시스] 사회정책부 조현아 기자. (사진=뉴시스 DB). 2023.02.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회정책부 조현아 기자. (사진=뉴시스 DB). 2023.02.01.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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