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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사람에 자기비하란 겸손이 아니라 수치"

등록 2023.04.01 07: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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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이에서 배워라'. (사진=창비 제공) 2023.04.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차이에서 배워라'. (사진=창비 제공) 2023.04.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비주류인 사람에게 자기비하란 겸손이 아니라 수치다."

호주 출신 스탠드업 코미디언 해나 개즈비는 책 '차이에서 배워라'(창비)에서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신랄한 코미디를 선보이게 된 과정을 밝힌다.

개즈비는 10년 넘게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코미디 페스티벌의 대세로 활약하며 배우, 시나리오 작가, 방송인으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무대에 올라 더이상 사람들을 웃기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런 코미디는 이제 안 하겠습니다."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희생양 삼아 대중을 웃기는 기존의 코미디 문법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일대 선언이었다. 개즈비가 장르를 거스르는 코미디 같지 않은 코미디, '나네트'를 세상에 내놓자 코미디의 새로운 고전이자 신기원을 보여줬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과연 무엇이 개즈비의 코미디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개즈비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변방이자 보수적인 지역으로 이름난 태즈메이니아에서 태어났다. 1997년까지 동성애가 범죄였던 이곳에서 퀴어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살아가야 했던 그는 유년시절부터 자기혐오를 내면화하며 자랐다.

외면도 내면도 젠더 이분법에 들어맞지 않았던 그는 언제나 자신의 몸이 수치스러웠다.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하는 말과 시선을 여과 없이 견뎌야 했으며 때때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자기혐오에 익숙해진 개즈비는 너무나 쉽게 그루밍 성폭행을 당하고 젠더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그는 다양성의 가치와 다름을 존중받을 권리를 강조했다. 젠더 정치·대중문화·서양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로지르며 웃음의 정치성과 분노의 용법에 대한 치열한 성찰도 풀어놓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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