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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상견례, 역대 최대 실적 속 임단협 쟁점은?

등록 2023.05.31 15:36:42수정 2023.05.31 23: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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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시대의원대회 임단협 요구안 최종 확정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전년 대비 70% 확대

정년연장도 노조가 강조하는 요구사항

순이익 30% 성과급· 주거지원금 재원 확대도 쟁점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사가 29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도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개최한 가운데 하언태 사장(오른쪽)과 이상수 노조 지부장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1.07.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사가 29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도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개최한 가운데 하언태 사장(오른쪽)과 이상수 노조 지부장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1.07.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기본급 인상과 정년연장, 성과급 지급을 주 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고 다음달부터 사측과 본격적인 교섭에 나선다. 특히 이들 쟁점을 둘러싼 노사의 의견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25일 이틀간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요구안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조합원 고용안정과 임금 인상에 방점이 찍혔다.

노조는 우선 물가 인상을 반영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인상액인 10만8000원(기본급 9만8000원·수당 1만원)보다 71.2%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가 지난해와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이에 상응한 역대급 인상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협상 과정에선 인상폭이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지난해 거둔 순이익의 30%를 전 조합원과 사내협력업체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지급 시기와 금액의 분할을 최소화하고 ▲합의 시점의 재직자가 지급 시점 이전에 퇴사할 경우 합의된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조건도 달았다.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0.2%(2조2905억원) 급증한 7조9836억원이다. 이중 30%(2조3951억원)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성과급 지급 규모는 34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노조는 이와 함께 직무·직책수당 등 각종 수당 인상도 사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올해 임금 단체협상 요구안. (그래픽=안지혜 기자)2023.05.31 hokuma@newsis.com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올해 임금 단체협상 요구안. (그래픽=안지혜 기자)2023.05.31 [email protected]


별도 요구안으로는 ▲산업전환에 따른 조합원 고용안정 ▲그룹사 차별해소 ▲신규인원 충원 ▲저출산 관련 대책 ▲주거지원금 재원 확대 ▲포괄 임금제 폐지 및 일반·연구직 승진 제도 개선 ▲중·석식 매식제 도입 요구 ▲해고자 복직 및 손배·가압류 철회 ▲이중 취업규칙 폐기 등을 요구했다.

특히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신공장에서 양산할 G90 등 친환경차 배터리팩 및 PE관련 부품을 사내에서 전개해달라는 요구를 추가했다. 자동차 산업이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감소하게 되는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조합원 등장을 고려한 듯 포괄임금제 완전 폐지를 통한 일반·연구직 초과 연장근로 기준 개선, 일반·연구직 숙련승진 제도 도입 통한 승진 형평성 문제 해소, 일반·연구직 고경력 조합원 직급 신설 등을 요구했다.

관건은 정년연장, 노사 줄다리기 '팽팽'

노조의 요구안 중 관건은 정년연장이다. 50대 이상 조합원 비율이 높은 만큼 현재 만 60세의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만 65세까지 늘리는 것이 집행부의 목표다. 지난달 집행부가 실시한 확대간부·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임단협 별도 요구안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정년연장을 꼽는 응답율이 높았다.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에 사측은 '불가 원칙'을 고수 중이다. 정년을 연장할 경우 막대한 임금 비용과 노동경직성으로 또 다른 고용 불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미래차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로 역량을 확대하는 만큼 생산직 중심의 정년 연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안이다.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조가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2022년 단체교섭 출정식을 개최한 가운데 안현호 노조 지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제공) 2022.05.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조가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2022년 단체교섭 출정식을 개최한 가운데 안현호 노조 지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제공) 2022.05.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노조는 정년연장을 최우선 과제로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장기 근속자를 우대하기 위해 친환경차를 포함한 차량 구매 할인 혜택을 30%로 늘리고, 장기근속 기념 포상 40년 추가와 연할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노조는 요구안을 26일 사측에 발송했다. 통상 사측이 노조 요구안을 2주간 검토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견례는 다음달 13일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올해 노사 협상이 역대급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현대차가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노조 내부에선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기를 바라는 기류가 팽배하다. 실제로 노조는 요구안 쟁취를 위해 파업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사측은 정부의 노동개혁에 발맞춰 어느 것 하나 쉽게 내어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측과 정권의 그 어떤 탄압과 압박이 오더라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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