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신세계그룹 위기감에 격노한 이명희, 인사 '초강수'

등록 2023.09.20 17:40:47수정 2023.09.20 18:53: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신세계그룹, 2024년 정기 임원인사서 대표이사 40% 교체…이명희 회장 진두지휘

지난해 최고 실적 쓴 신세계그룹, 올해 소비심리 위축 속 실적 내리막…위기 고조

이마트·신세계 CEO 동반 교체 초강수…'통합 대표 체제' 적극 도입으로 시너지 강조

[서울=뉴시스]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2021.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2021.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신세계그룹이 2024년 정기 임원인사 인사를 통해 '미래를 위한 과감한 변화'에 나섰다.

대표이사의 약 40%가 교체될 만큼 파격적인 '물갈이 인사'로 평가받는다. 한동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 남매가 인사 시즌에 움직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현재 그룹의 상황을 '위기 단계'라고 진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저효과로 탄탄한 실적을 이어가던 신세계그룹은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로 수익성 개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매출 30조원을 목전에 두며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고, 신세계 역시 연결기준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6500억원 가까이 올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최고 실적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일상이 회복되자 나타난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두드러진 금리인상·물가상승으로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가속화하자 올해는 유통업계 산업 전반이 침체되고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신세계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대폭 꺾였고, 위기감은 여실히 드러났다.

상반기 이마트의 연결 기준 총 매출액은 14조405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1.8%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39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이마트는 올해 중점 추진 내용을 '재무구조 개선'으로 삼고, 투자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신세계 역시 연결 기준 총 매출액이 5조4075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고, 영업이익은 3020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등을 인수해 온라인 사업의 '규모의 경제'를 키웠지만,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아쉬운 실적을 내고 있다.

인수 전까지 흑자를 내던 지마켓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221억원을 냈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 악화한 증시 상황으로 IPO(기업공개) 일정을 잠정 연기한 SSG닷컴은 적자를 지속해 상반기에만 3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이 절실해진 신세계그룹은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계 속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카드를 야심차게 꺼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그룹 내 6개 계열사(이마트·G마켓·SSG닷컴·스타벅스·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가 함께한 통합 멤버십으로, 지난 6월 출범했다. 그룹 계열사 구석구석에서 누리는 '임직원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일각에선 멤버십 양강으로 꼽히는 쿠팡은 '배송', 네이버는 '적립'으로 강력한 고객 락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할인을 넘어선 차별화한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시스](주)신세계 박주형 대표(왼쪽)와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2023.09.20.(사진=신세계그룹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주)신세계 박주형 대표(왼쪽)와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2023.09.20.(사진=신세계그룹 제공)photo@newsis.com


이에 신세계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와 신세계 대표를 동반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 이번 인사가 실적 악화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경영환경 속 단행된 만큼, 계열사별 통합 시너지를 강조한다. '통합대표체제'를 적극 도입해 효율성을 꾀하고 성과 창출을 극대화하려 한다.

먼저,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대표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내정했다. 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또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이마트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이마트 계열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원(ONE)'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비슷한 사업군을 한 데 묶어 통합 소싱에 나서는 등 시너지 효과를 노려 비용 절감 및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겸직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인 임영록 대표가 겸직하게 된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러한 통합대표체제 운영을 통해 조직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새로운 대표이사 운영구조도 도입한다.

신세계그룹은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를 신설하고, 산하에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신세계프라퍼티·SSG.com·지마켓을 뒀다.

 6개 유통회사를 하나로 묶어 채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성과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아직 별도 조직을 구성하진 않았고 이 같은 방향 아래 6개 채널을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예하조직 및 본부장 운영에 있어서도 통합본부장 체계를 도입해 시너지를 위한 하이브리드 조직체계, 업무영역별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한다.

신세계그룹은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