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나발니 부인, EU 향해 "러시아 대선 결과 인정 말라"

등록 2024.02.21 11:50:21수정 2024.02.21 13:09: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EU 외교이사회에서 러시아 대선 결과 불인정 요청

"EU 회원국이 푸틴과 그 동맹국에 제재 강화해야"

"선거 앞 나발니 암살…대통령으로서 정당성 없다"

[뮌헨=AP/뉴시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가 유럽연합(EU)에 다음달 열리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나발나야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해 나발니 사망 소식과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2024.02.21.

[뮌헨=AP/뉴시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가 유럽연합(EU)에 다음달 열리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나발나야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해 나발니 사망 소식과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2024.02.2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가 유럽연합(EU)에 다음달 열리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20일(현지시간) CNN,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외신을 종합하면 나발나야는 전날 EU 외교이사회에서 "무엇보다 EU 회원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맹국을 향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선거라고 일컬어지는 행사를 정확히 한 달 앞두고 제 남편을 죽였다. 이 선거는 가짜지만, 푸틴 대통령은 선전을 위해 여전히 선거를 필요로 한다"면서 "그는 러시아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지지하고 존경한다고 세계인이 믿기를 원한다. 이 선전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주요 정적(政敵)을 암살한 대통령은 그 정의상 타당성이 있을 수 없다"면서 "그는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기의 규칙을 인식하지 못한다. 말하기 보다 행동해야 한다. 불가능한 것을 약속하고, 수년 동안 논의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자"라고 촉구했다.

나발나야는 "제재를 도입하시라. 500여 명에 달하는 소위 그의 '친구'를 처벌하시라. 푸틴 대통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유명인, 가수, 배우는 그를 지원해 살인적인 정권이 살아남도록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급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왼쪽)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EU 외교장관 회의 뒤 악수하고 있다. 보렐 대표는 이 사진을 게시하면서 "우리는 나발나야에게 EU 차원의 깊은 애도를 표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그 정권은 나발니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보렐 대표 SNS 갈무리) 2024.02.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급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왼쪽)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EU 외교장관 회의 뒤 악수하고 있다. 보렐 대표는 이 사진을 게시하면서 "우리는 나발나야에게 EU 차원의 깊은 애도를 표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그 정권은 나발니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보렐 대표 SNS 갈무리) 2024.02.20.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라며 "푸틴 대통령은 레드라인(허용 한계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피로 그어진 레드라인이 몇 개나 더 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그는 나발니의 죽음을 두고 "남편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살해됐다"라면서 "나는 나발니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는 나발니의 죽음을 두고 푸틴 대통령의 책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나야의 주장에 "러시아 정상을 향한 근거 없고 저속한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대표적인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는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 16일 사망했다.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 관료의 부정부패를 잇달아 폭로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인물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흑해 호화 비밀 궁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의 호화 저택 등을 대중에게 알려 정권 지도부의 부패를 고발했다.
[베이징=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인 경제 발전 달성을 위해 동등하고 호혜적인 협력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3.10.18.

[베이징=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인 경제 발전 달성을 위해 동등하고 호혜적인 협력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3.10.18.


푸틴 대통령은 통합러시아당 출신으로 2012년 탈당해 이번 대선에 무소속으로 나선다.

러시아 대선은 다음달 15~17일 열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빼앗은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주도 선거구로 포함했다.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름반도에서도 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에서 현직 푸틴 대통령은 5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999년 12월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해 온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최대 2036년까지 연장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그는 헌법상 제약으로 한 차례 2008~2012년 총리로 물러나 실권을 행사했고, 나머지 기간은 모두 대통령직을 맡아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오시프 스탈린 뒤로 가장 오랜 기간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지도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