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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미안" 기쁨보다 착잡…무거웠던 의대 졸업식

등록 2024.02.23 13:42:19수정 2024.02.23 13: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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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의대 122명 히포크라테스 선서

"의사에 대한 적개심 커질까 우려"

"정부·의료계 하루 빨리 타협점 찾길"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이 친구,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2.23.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이 친구,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2.23.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현재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느낍니다. 송구하고 미안합니다."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이날 122명의 졸업생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통해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번째로 생각할 것을 맹세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가족과 친구, 동기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미소를 지어야 할 졸업생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하고, 의대생들도 동맹휴학에 나서 는 등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열린 졸업식 분위기는 이날 날씨처럼 무겁게 가라 앉아 있었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에서 졸업생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2024.02.23.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에서 졸업생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2024.02.23. [email protected]


졸업생들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해야 할 정영도 전남대 의과대학 학장은 축하보다 사과의 말을 먼저 전했다. 이를 듣고 있던 졸업생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 학장은 "정말 좋고 기쁜 날이지만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분들 앞에 섰다"며 "선배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졸업생들이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의사의 역할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이 의료 현안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미안하다"며 "새 출발을 하는 후배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전했다.

"몸과 마음이 추운 시절"이라고 축사를 시작한 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전국 의학도들이 휴학계를 내는 위기 상황에 졸업생들의 마음이 무거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은 비상진료 체계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분이 조속한 시일 내 환자 곁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와 달리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회장직무대행은 "의협 비대위가 정부 의대 정원 정책에 강력히 맞서 싸우도록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의협이 여러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2024.02.23.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2024.02.23. [email protected]


식이 끝난 이후 학사복을 차려 입은 졸업생들은 가족, 지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예년 같았으면 6년 간 힘든 공부를 마친 것을 축하하면서 동기들과 학사모를 던지고 환호했을 터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 졸업생은 "모두의 축하를 받아야 할 졸업식이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이번 사태로 의사에 대한 시선과 적개심이 커지는 것 같아 동기들도, 가족들도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아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온 한 아버지는 "함께 고생한 친구들과 즐기는 졸업이 됐으면 했는데 너무 안쓰럽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얼른 타협점을 찾아 상황이 빨리 종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으로 전남대병원에 입사키로 했던 수련의 101명 중 85%남짓에 해당하는 86명은 임용을 포기했다. 올해 전남대병원 인턴 정원 101명 중 69명은 전남대 의대 졸업생이었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이 친구,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2.23.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 학동캠퍼스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2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이 친구,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2.2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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