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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기 힘들어하고 음식 잘 흘리는 부모님…혹시 구강노쇠?[몸의경고]

등록 2024.03.23 10:01:00수정 2024.03.23 10: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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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노쇠 있으면 사망위험 높아져

올바른 칫솔질·정기치과 검진해야

[서울=뉴시스]3월24일은 '3개월에 한 번씩 잇몸(2)을 사(4)랑하자'는 의미에서 대한치주과학회가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구강 노쇠가 증가하고 있다. 씹기가 어렵거나, 음식을 잘 흘리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입 안이 건조하면 구강 노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3.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3월24일은  '3개월에 한 번씩 잇몸(2)을 사(4)랑하자'는 의미에서 대한치주과학회가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구강 노쇠가 증가하고 있다. 씹기가 어렵거나, 음식을 잘 흘리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입 안이 건조하면 구강 노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3.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3월24일은  '3개월에 한 번씩 잇몸(2)을 사(4)랑하자'는 의미에서 대한치주과학회가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구강 노쇠가 증가하고 있다. 씹기가 어렵거나, 음식을 잘 흘리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입 안이 건조하면 구강 노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국민의 19.2%를 차지하고 있다. 급격한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의학계의 가장 큰 화두는 노쇠다. 노쇠는 신체·정신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정상적인 생활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노화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신체적·인지적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생기고, 몸의 근육량은 줄고 운동 능력도 감소한다.

노쇠는 일반적인 노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나이듦에 따라 전신적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리적 예비 능력이 감소하며, 낙상, 장애, 질병 발생, 입원, 사망률 등의 부정적 건강 결과의 위험이 증가되는 상태를 말한다. 노쇠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노쇠의 원인은 노화, 운동 부족, 영양 섭취 감소, 여러 질환, 약물 복용,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하다. 질병이 많은 경우 노쇠한 경우가 많지만 질병이 없더라도 노쇠를 나타내는 경우가 32% 정도다. 프리드(Fried)의 노쇠 진단 기준을 보면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 자가 보고한 탈진, 근력 약화, 보행 속도 감소, 신체활동 감소 5가지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때 노쇠라고 진단한다. 1, 2개에 해당하면 전 노쇠(pre-frailty),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 건강하다고 정의한다.

구강 노쇠는 구강악안면 영역의 기능 저하를 말한다. 강경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치주과 교수는 "씹을 수 없는 음식 수가 증가하고, 식사 중 목메거나 흘림, 어눌한 발음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구강의 기능이라 하면 씹는 것(저작)만 떠올린다. 하지만 구강은 음식물을 씹어서 삼키는 영양 공급의 시작점이다. 발음을 통한 의사소통을 담당하고, 얼굴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사회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공기가 흡입, 배출되는 통로의 일부를 차지해 호흡과도 관련이 있다.

[그래픽=뉴시스] 구강 노쇠로 잘 씹고 삼킬 수 없다면 영양 저하 또는 영양 불량이 나타나기 쉽고, 근감소증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 노쇠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위험도 증가한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4.03.23.

[그래픽=뉴시스] 구강 노쇠로 잘 씹고 삼킬 수 없다면 영양 저하 또는 영양 불량이 나타나기 쉽고, 근감소증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 노쇠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위험도 증가한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024.03.23.

특히 구강의 기능 중 저작과 삼킴은 구강 본연의 핵심적 기능으로 영양 공급의 측면에서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 교수는 "구강 노쇠로 잘 씹고 삼킬 수 없다면 영양 저하 또는 영양 불량이 나타나기 쉽고, 근감소증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노쇠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위험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구강 노쇠는 방치하면 노쇠를 거쳐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일본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약 4년간 노인을 관찰했을 때 구강 노쇠가 있을 경우 노쇠, 근감소증, 장애, 사망률이 모두 2배 이상 높았고 누적 생존율에서도 차이가 났다.

구강 노쇠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손쉽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정확한 칫솔질을 통한 ‘구강위생 관리’와 ‘정기적 잇몸 검진과 관리’다.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해 잘 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확한 칫솔질은 입 안에 노출된 모든 치아 면을 닦는 것으로, 닿기 힘든 부위는 치간 칫솔, 치실 등을 활용해 최대한 닦는 것이 중요하다.

강 교수는 "씹기가 어렵거나, 음식을 잘 흘리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입 안이 건조하다고 느끼면 바로 적극적 치료와 운동을 시작해 구강 노쇠의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면서 "구강 건강을 위한 이런 노력은 노쇠가 아닌 건강한 노화를 위한 시작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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