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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값 할인에 마트 오픈런…물가 언제 안정될까요?[세쓸통]

등록 2024.03.24 07:00:00수정 2024.03.29 11: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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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1개 2430원…정부 할인지원에 조기 소진

7월 조생종 아오리 출하 전까지는 상승세 지속

물가 3%대 상승에 정부도 비상…정부 총력 대응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 "애들이 먹고 싶다는 데 안 사줄 수 있나요. 흠집사과도 개당 몇천원 하니 요새는 다른 저렴한 과일에 눈길이 가요."

#. "금사과 중에서도 맛있는 걸 찾기가 쉽지 않은 거 같아요. 값도 비싸서 사과 포기하고 오렌지 8개에 9900원 세일해서 사 왔어요. 아침 사과 먹고 싶지만 참아야죠."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金)사과'라고들 하죠. 요새 사과가 하도 비싸서 아침 사과를 건너뛴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금사과라도 사서 먹으면 맛이 영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작황이 부진하면 동시에 품질 저하도 같이 찾아옵니다. 사과는 지난해 이상기후, 우박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27%가량 크게 줄었습니다.

일찍 수확하는 조생종 아오리 사과가 7월 출하되기 전까지는 겨우내 보관했던 비축물량으로 버텨야 합니다. 게다가 사과는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비축 사업 대상에 포함은 됐지만 실질적으로 민간이 물량을 관리하고 있어 유통업체의 수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 가격은 2만4250원으로 전날보다 0.9% 올랐습니다. 개당 2430원 정도입니다.

전주보다는 11.6%, 한 달 전보다는 17.3% 떨어졌지만 1년 전보다는 5.7%, 평년보단 4.2%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달 사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71.0%로 집계되면서 대폭 상승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지라 정부는 최근 물가 안정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최대 40~50% 인하된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후, 실제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오픈런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할인 지원에 더해 자체적 할인행사를 연 서울의 대형마트에서는 순식간에 소비자들이 몰려 사과 물량이 동 나기도 했습니다. 명품 오픈런이 아닌 '사과 오픈런'입니다. 시중가보다 60% 저렴한 개당 800원에 사과를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이 줄을 선 겁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 사과, 배 등 과일이 놓여있다. 2024.03.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 사과, 배 등 과일이 놓여있다. 2024.03.19. [email protected]


사과와 함께 고공행진했던 배 가격은 어떨까요? '배 3개에 2만원이 말이 되느냐'는 아우성이 빗발쳤던 배는 하락세를 보이다 소폭 올랐습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은 같은 날 기준 3만9312원으로 전날보다 9.4% 올랐습니다. 개당 3900원가량입니다. 한 달 전보다는 4.1% 하락했지만 1년 전보다는 44.4% 오른 가격입니다.

정부가 0% 관세를 적용한 수입 물량을 풀기 시작한 날인 21일 바나나와 오렌지 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날인 22일 바나나는 소폭 하락하고, 오렌지는 소폭 올랐습니다.

바나나(상품) 100g은 전날보다 0.3% 감소한 297원이고, 오렌지(네이블 미국·상품) 10개는 3.5% 오른 1만6804원이었습니다. 바나나는 1년 전보다는 10%가량 낮은 수준이고, 오렌지는 8.3% 정도 높습니다. 작은 바나나 1개에 300원, 오렌지는 1680원입니다.

한편 지난달 30~50% 내외의 물가 상승률을 보인 채소류는 한 달 전에 비해 꾸준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날보다 1.7% 소폭 상승한 대파(상품) 1㎏ 소매가격은 2767원으로 일주일 전보다는 10.9%, 한 달 전보다는 38.6% 감소했습니다. 대파는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50.1%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전년 대비 33.9% 상승한 시금치도 안정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시금치(상품) 100g 소매가격은 706원으로 전날보다 0.5% 감소했습니다. 시금치는 일주일 전보다는 12.6%, 한 달 전보다는 35.5% 가격이 하락하면서 둔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년 전보다도 8.4% 낮은 수준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3.3%를 기록했던 딸기 가격도 한 달 전보다 24.7% 내렸습니다. 딸기(상품) 100g 소매가는 1303원으로 전날보다는 1.9% 소폭 올랐고 일주일 전보다는 6.2% 내렸습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대체과일인 오렌지와 바나나 물량을 집중적으로 풀고, 다음 달까지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스틴 등으로 직수입 과일을 확대 공급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총력전이 이어지면서 다음 달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중 신선과실 물가가 지난달보다 둔화할 가능성도 나옵니다. 지난달은 과일값이 전년보다 41% 상승하면서 32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과일값 폭등에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는 3.1% 상승, 체감물가는 3.7% 올랐습니다.
 
물가상승률이 한 달 만에 3%대를 웃도는 바람에 컨트롤타워인 정부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각 부처 장차관의 물가안정 대책 효과 점검을 위한 현장방문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 달 물가는 어떻게 해서든 낮추기 위해서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정부의 전폭적 할인책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려 추후 농산물값이 등락을 반복할 거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일부 나옵니다.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소비자 체감 물가가 전달보다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오렌지를 고르고 있다. 2024.03.2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오렌지를 고르고 있다. 2024.03.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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