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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생 지원·특검 요청에도 윤, 거부나 무언급(종합)

등록 2024.04.29 18:47:24수정 2024.04.29 2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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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2시간 넘게 회담 가졌지만…별다른 성과 없어

이재명 "답답하고 아쉬웠다"·민주 "안일한 인식 우려"

"윤, 이태원특별법은 사실상 거부…특검은 언급 없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29.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재완 김지은 신재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이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된 가운데,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은 '긴급민생회복조치(민생회복지원금)'를 수용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윤 대통령은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우선 가동하자고 제안하면서 서로의 주장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재명 대표는 영수회담이 끝난 뒤 "답답하고 아쉬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29일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국회 본청에서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을 갖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총평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우리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 관련해서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을 했고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에 대한 소회 말씀을 듣고 싶어 어땠냐고 했더니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에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 특히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관련된 부분은 매우 심판을 받았는데 거기에 대해 이 대표가 말씀을 드렸다"면서도 "사실 회담 내에선 의지가 전혀 없어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4.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4.29.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회담은 당초 오후 3시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늦은 오후 4시14분께 종료됐다.

회담이 길어진 데 대해 박 수석 대변인은 "이 대표가 15분 정도 모두발언을 했고, 그 이후엔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을 했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며 "모두발언 이후에는 윤 대통령께서 상당히 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양측은 민생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놓고 서로의 주장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성격의 민생회복지원조치를 윤 대통령이 전격 수용해달라고 요청한 반면,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부작용 등을 우려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원금 대신 소상공인 지원 예산 집행과 여·야·정 민생협의체 가동을 우선 과제로 제안하면서 대화가 겉돌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동에 배석한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민생회복긴급조치에 대해 윤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현재 편성돼 있는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예산을 잘 집행하는 게 우선이며, 집행 과정에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가동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이 있는지 더 논의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민생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이 민생회복긴급조치에 대해 직접 결단해주셔야 한다는 주문을 재차 했지만, 대통령은 그 입장을 고수했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회복 지원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워낙 달랐다"며 "저희는 위기 상황에서 긴급 처방으로서의 민생회복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일관된 주장을 했지만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했고 자신이 바라보는 처방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이 부분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협의체 제안에 대해선 "그동안 국회가 여야 정책협의를 하고 법도 만들고 예산과 관련된 부분을 협의하지 않았냐"며 "그 부분은 충분히 공간이 있기 때문에 여야 정치 복원이 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 대표가)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요청한 올해 R&D(연구개발) 예산 복원 문제와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거절 의사를 분명하게 표했다고 한다.

진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예산을 현재 편상하는 작업을 정부가 진행 중이며, 내년도 예산안에 R&D 예산 증액을 반영할 생각이고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R&D 예산을 복원하거나 증액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논의에서도 양측은 별반 진전된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사실상 거부했고,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비공개 회의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태원참사특별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독소조항이 있다는 말씀으로 이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씀해 사실상 회담에서 이태원특별법에 관련해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달라는 뜻을 에둘러 전한 데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앞서 모두 발언에서 특검법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가족 등 주변인사 의혹을 정리해달라"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특정한 의제가 중요해서 먼저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제한된 시간 내 모든 의제가 다 다뤄질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양측은 의료개혁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성과라고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의료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연금 개혁에 적극 나서달라 주문한 데 대해선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에서 하기 어려우니 22대 국회에서 조금 더 논의를 해서 결정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회담에는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과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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