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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농협금융 정기검사 20일 돌입…지배구조 초점

등록 2024.05.09 10:52:56수정 2024.05.09 12: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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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08.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오는 20일부터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해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그간 논란이 됐던 최대주주 농협중앙회의 경영개입을 비롯한 지배구조 전반을 고강도로 검사할 예정이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0일까지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사전검사를 마무리하고 20일부터 6주간 두 기관에 대해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정대로 정기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농협금융지주·계열사에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금융사고가 농협중앙회로부터 야기된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농협은행에서는 100억원대의 배임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 농협은행 한 지점의 대출 담당 직원은 약 4년 8개월 동안 담보 가치를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은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사문조도 위조했다.

또 농협은행에서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가 발생했고, 더 이전에는 NH선물에서 외환송금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금융계열사 인사도 투명하지 않았다. 최근 증권 경험이 없는 농협중앙회 인사가 NH증권 사장 후보로 올라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중앙회가 NH증권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금감원이 수시검사에서 정기검사로 전환한 이유도 이런 지배구조의 문제를 심각하게 봤기 때문이다. 금감원 수시검사는 검사반 인력이 통상 4~5명이 투입되는 반면, 정기검사는 35명 가량의 인력이 나간다. 기간도 수시검사는 2주를 기본으로 하지만, 정기검사는 6주가 기본이다.

이에 금감원은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한 독특한 지배구조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신한·우리·KB·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분이 분산돼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에 속한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비금융기관인 중앙회가 금융계열사에 무분별하게 경영 개입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주주총회에서 자회사(금융계열사) 배당을 확대하거나, 인사 안건을 부의하는 방식으로 공식적인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밝혀진 지배구조 문제를 마련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에 반영해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3월21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처럼 대규모 기업이고 여러 사람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은 건전한 운영이 필수적이고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상식적인 수준의 조직문화가 있어야 한다"며 "농협 같은 경우 신용·경제 사업이 구분은 돼 있으나 잘못 운영되면 금산분리 원칙 또는 지배구조법상 체계가 흔들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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