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혜순 47년 글쓰기의 근원…'공중의 복화술'
![[서울=뉴시스] 시인 김혜순.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5.07.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18/NISI20250718_0001896154_web.jpg?rnd=20250718091437)
[서울=뉴시스] 시인 김혜순.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5.07.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시인 김혜순이 묻는다. "문학은 어디서 시작할까."
신작 시론집 '공중의 복화술'(문학과지성사)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김혜순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문학적 언어를 거쳐 시에 이르렀는지, 문학적 사유와 감각이 어떻게 형성돼 왔는지를 풀어낸다.
시론집에는 문예지 '악스트(Axt)'에 연재한 글 13편과 국내 강연·매체에 발표한 산문 6편 등 총 19편이 실렸다.
"나는 이 글들을 쓰기 시작하면서 '문학의 시작점' '문학의 탄생지' 말하자면, '문학은 어디서 시작할까'를 화두로 삼아 연재를 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글들이 문학적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중략) 문학의 새로움이란 곧 글 쓰는 자신이라는 말을. 인간 각자가 경험하고, 품고 있는 감정과 생각, 그 모든 것이 신선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서문 중)
책 전반에는 김혜순만의 시학(時學)이 담겨있다. 올해로 47년째 시를 써온 시인이 자신의 시가 어디서 기원했는지, 무엇을 향해 도래해왔는지, 그리고 여전히 쓰게 만드는 힘은 무엇인지를 성찰한다.
시인에겐 삶의 경험이 문학의 출발점이며, 산다는 것은 경험을 연속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해 새로운 감각을 얻는다. 시인은 시간에 대해 "상상적 경험으로의 이행"이라면서 "시간이 나의 경험에 개입하면 감각 경험은 환원될 수 없는 모습으로 창발한다"고 전한다.
김혜순에게 중요한 것은 이 감각을 지나치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로 붙잡는 일이다.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전달할 수 있지만, 표현의 결은 분명히 다르다. 글에 살을 입히는 과정이란 전신(前身)에 퍼진 수치와 고통의 미묘함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서울=뉴시스] '공중의 복화술'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2.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10/NISI20260210_0002060781_web.jpg?rnd=20260210175947)
[서울=뉴시스] '공중의 복화술'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2.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쓰는 행위는 타자를 통해 나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문학은 늘 타자에 대해, 타자를 쓴다. 나는 타자로 구성된 유동하는 정체성을 보유한 채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를 타자를 씀으로써 나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장려한다. 나에게 부과된 정체성을 의심하고, 그 정체성에 항의한다." ('반인반수한다는 것' 중)
아울러 시인이 죽음에 천착하게 된 배경도 전한다. 존재했기에 글을 쓸 수 있었고, 인간은 늘 죽음을 향해 한 발자국 다가가는 존재로서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그는 "나의 시 쓰기의 기반은 죽음"이라며 "부재가 반, 존재가 반인 그런 시 쓰기"라고 표현한다.
"내 고통은 무한을 응시한답시고 멍때리고 산 자에게 내려진 형벌이다. 살아 있는 자로서 죽음을 구성하려 시도했기 때문이다. 죽음의 연속적인 살아감을 혼란스러워했기 때문이다."('불안의 것')
여성의 경험과 사회적 부조리를 직조해온 문체의 배경도 이 책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성 질서와 폭압적인 시선에 대한 저항, 여성이 문학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둘러싼 사유가 곳곳에 배치됐다. '공중의 복화술'은 김혜순 시 세계의 내부에서부터 한 편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폭넓고도 깊은 감각으로 따라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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