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앤초이갤러리, 삼청동 떠나 연희동으로…나현 개인전

나현 빅풋을 찾아서(Finding Bigfoot), 2021, Inflatable sculpture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삼청동에서 연희동으로 공간을 옮긴 초이앤초이 갤러리가 나현(56) 개인전으로 새 출발을 알린다.
2012년 독일 쾰른에서 문을 연 갤러리는 2016년 한국에 진출, 런던·파리·베를린·제네바 등으로 이어지는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개관전으로 21일부터 선보이는 나현 개인전 ‘아무것도 아닐거야’는 작가가 지속해 온 ‘역사 해석’의 궤적을 따라가며 인간과 자연, 기억과 장소, 신화와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을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나현은 역사와 기억, 언어와 번역, 민족성과 정체성의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다.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를 마쳤으며, 성곡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문화비축기지 등 국내 주요 기관과 독일·프랑스 레지던시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포모사 프로젝트(Chulcho), 2024mixed media & archival pigment on paper, 300x201c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의 중심에는 장기 프로젝트 ‘빅풋을 찾아서’의 대형 설치 작업이 자리한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연결하는 이 작업은 역사 속에서 지워지거나 잊힌 존재들을 다시 호출한다. 거대한 빅풋의 형상은 신화적 이미지이자 폭력과 저항의 흔적을 품은 ‘증거’로 기능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포모사 프로젝트’는 대만 타로막족과 파이완족의 자연관을 바탕으로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재사유한다. 식물 채집과 기록을 중심으로 한 설치는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공동체의 규율과 기억이 축적된 구조로 제시한다.
‘바벨탑 프로젝트’의 일부인 ‘Walnut Babel Tower’(2013)는 베를린 악마의 산과 서울 난지도를 교차시키며 전체주의 근대사와 언어, 이주의 문제를 다층적으로 드러낸다. 목재 구조와 아카이브, 인터뷰 자료로 구성된 이 작업은 하나의 탑이자 기록 저장소처럼 기능한다.

난지도 귀화식물 Naturalized plants-Nanjido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난지도 귀화식물 연작’은 이동과 정착, 생태와 사회의 관계를 ‘다양성’의 층위로 확장한다.
영상 작업 ‘Arbol’(2012)도 상영된다. 쿠바에 정착한 한인 이주민의 역사를 배경으로 사탕수수 노동과 퍼포먼스 드로잉을 결합한 이 작품은 ‘민족’ 개념의 복합성과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최선희 초이앤초이 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간의 의지와 자연의 질서, 기록과 망각 사이의 긴장을 공통적으로 드러낸다”며 “나현은 주변부의 이야기와 흔적을 집요하게 수집·배열해 잠재된 역사적 의미를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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