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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지름길은 없다”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 [인터뷰]

등록 2026.04.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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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눈 티,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아망떼 델 망고’ 준비

한식, 뷔페 구색 아닌 차별화 요소…외국인 호응 높아

박 총주방장 “고객 피드백은 요리 완성의 중요한 재료”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이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했다. 2026.0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이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했다. 2026.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서울의 600년 역사를 품은 ‘흥인지문’(동대문)이 바라보이는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

이곳의 주방을 책임지는 박영진 총주방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화’(外華)보다 보이지 않는 ‘내실’(內實)을 먼저 생각하는 요리사다.

1990년대부터 요리사 길을 걸어온 베테랑이지만, 30년 세월 동안 이를 잊어본 적은 없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가장 많이 반복한 단어는 ‘기본’과 ‘절차’였고, 그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요리에 지름길(Short-cut)은 없다.”

박 총주방장이 말하는 요리의 본질은 창의성 이전에 절차의 엄격함이다.

그는 “우리가 배우는 모든 요리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식이 있다. 그 과정이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은 음식은 결국 맛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창조적인 요리도 중요하지만, 그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 절차는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지론이다.

박 총주방장은 “양파 하나를 볶더라도 제대로 된 색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누가 보지 않아도 정해진 공정을 지키는 정직함이 결국 맛의 차이를 만든다”며 “요리에는 편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2026.0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2026.04. [email protected]


‘오감 만족’ ‘제대로 된 한 끼’…결국 본연의 맛

이러한 원칙은 이 호텔의 대표 콘텐츠인 로비층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를 기획할 때도 고스란히 투영된다.

제철 과일을 활용해 아름답고 맛있는 디저트 세트를 구성하는 구성하는 것을 넘어, 이를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한다.

박 총주방장은 “애프터눈 티는 다른 메뉴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훨씬 어렵다. 단순히 디저트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부터 마케팅, 페어링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가장 공을 들이는 지점은 ‘오감 만족’이다.

박 총주방장은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는 미각뿐만 아니라 시각·후각·청각·촉각과 공간 경험까지 모두 포함한다. 소파의 질감, 쿠션의 촉감, 포토존과 공간 분위기까지 전부 하나의 콘텐츠로 본다”면서 “콘셉트에 맞지 않으면 마지막 단계에서도 메뉴를 전면 교체할 정도로 완벽을 기한다”고 강조했다.

이 호텔은 여름 시즌을 맞아 애프터눈 티 세트인 ‘아망떼 델 망고’(Amante del Mango)를 5월8일부터 9월3일까지 선보인다.

지중해 연안의 휴양 도시 ‘니스’를 테마로, 망고를 주재료로 삼아 남프랑스의 클래식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실내에는 옐로 톤을 중심으로 청량한 프렌치 블루를 포인트로 적용하고, 호텔 플라워 팀 ‘르팍’(Le Parc)의 플라워 스타일링을 더해 니스의 밝고 여유로운 여름 무드를 공간에 녹여낸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 ‘아망떼 델 망고’. (사진=JW 메리어트 동대문 ) *재판매 및 DB 금지

JW 메리어트 동대문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 ‘아망떼 델 망고’. (사진=JW 메리어트 동대문 ) *재판매 및 DB 금지


시즌 프로모션에 쏟는 이러한 정성은 호텔의 꽃인 ‘뷔페’에서 만개한다. 박 총주방장은 2층 뷔페 레스토랑 ‘타볼로 24’의 차별화 포인트를 ‘한식’에서 찾았다.

그는 “뷔페에서 한식을 구색 맞추는 용도로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설렁탕 한 그릇을 내더라도 전문점 이상의 깊은 맛이 나야 하고, 비빔밥의 나물 하나도 각기 다른 식감을 살려야 한다”며 “고객이 수십, 수백 가지 요리가 즐비한 뷔페에서도 결국 원하는 것은 ‘제대로 된 한 끼’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한식에 무게를 싣는 것은 이 호텔이 속한 미국의 세계적인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인 ‘서브 360’(Serve 360) 실천과도 직결된다. “로컬 푸드 비중을 높여 식자재 이동 거리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라”는 규정이다.

박 총주방장은 “가장 신선한 지역 식자재를 수급해 한식의 본질을 살리는 것은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방식인 동시에 메리어트의 환경 정책을 준수하는 길”이라면서 “신선한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한식을 접한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객의 호응도 높다. 기본에 충실한 한식은 K-푸드 열풍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가 된다는 점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성급 호텔은 물론 호텔 밖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까지 가세해 벌이는 치열한 식음(F&B) 경쟁 속에서 그가 내세우는 승부수는 의외로 담백하다. 바로 음식 본연의 ‘맛’이다.

화려한 가니시로 장식하거나 현란한 기교를 부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맛을 정직하게 구현하는 것은 오직 정성과 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갈비면 갈비, 파스타면 파스타, 어떤 메뉴든 그 이름이 상징하는 맛을 가장 정확하게 내는 것이 요리사의 의무다.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터져 나오는 반응은 결국 조리의 정석을 따랐을 때만 가능하다. 나 스스로 그 맛에 확신이 생기지 않으면 절대로 손님에게 내놓지 않는다.”

사람을 키우는 주방, 고객과 만나는 요리사

박 총주방장은 주방을 단순한 조직이 아닌 사람을 키우는 공간으로 정의한다.

그는 “요리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며 “후배 요리사들이 스스로 기준을 지키게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 그는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하는 방식을 택한다.

“과장급이 되면 이미 총주방장의 위치에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해야 한다. 총주방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이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영진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이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4. [email protected]


총주방장은 요리사다. 동시에 주방 전체의 살림을 책임지는 경영자다. 그렇지만 오너가 아닌 고용인 신분이다.

박 총주방장은 “요리사로서는 품질을 높이고 싶지만, 전문 경영인으로서 회사의 수익을 생각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며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역할이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박영진의 주방에서는 오랜 현장 경험과 철저한 데이터가 맞물려 작동한다. 모든 메뉴의 원가를 직접 계산하며 품질과 수익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식이다.

그는 주방에만 머물지 않는다. 직접 홀을 돌며 고객과 눈을 맞춘다.

스위스에서 호텔학교를 나와 유럽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박 총주방장은 “해외에서 근무할 때 외국인 요리사들이 고객과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며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 돌아와 직접 홀을 돌기 시작했을 땐 처음이라 어색함도 컸지만, 지금은 그 과정에서 현장의 진짜 목소리를 배운다”고 밝혔다.

호텔을 떠나 한 선진국 대사관에서 잠시 요리사로 일했던 경험은 요리사와 고객 간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는 “대사님께서는 늘 ‘맛있다’며 칭찬해 주셨다. 영광스러웠지만 내가 만든 음식을 판매하고 고객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구조가 아닌 점은 늘 아쉬웠다”면서 “고객 반응에서 오는 보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호텔로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객의 피드백은 주방 안에서 머리로만 구상하던 요리를 완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다”면서 “후배들에게도 주방 밖으로 나가 고객과 대화하며 반응을 직접 몸으로 느껴볼 것을 거듭 주문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박 총주방장답게 그가 추구하는 요리의 궁극적인 여운은 ‘편안함’이다.

박 총주방장은 “음식은 결국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사람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며 “인공 조미료를 최대한 절제해 식사를 마친 뒤에도 속이 편안한 음식을 내놓는 것이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고 전했다.

자신이, 자신의 팀이 만든 음식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그의 자세는 주방의 한계를 벗어나 호텔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박 총주방장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묻자 조심스럽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주방은 호텔 내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움직이고 원가 관리부터 위생, 고객 서비스까지 모든 경영 요소가 집약된 곳이다. 30년 동안 현장에서 갈고닦은 감각과 조직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호텔의 미래를 그려보고 싶다.”

그렇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흥인지문처럼 그의 철학 역시 기본 위에서 조용하면서도 단단하게 쌓이고 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타볼로 24’의 통창 너머로 보이는 ‘흥인지문’. (사진=JW 메리어트 동대문) *재판매 및 DB 금지

JW 메리어트 동대문 ‘타볼로 24’의 통창 너머로 보이는 ‘흥인지문’. (사진=JW 메리어트 동대문)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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