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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종 프로 "자식 같은 안내견, 삶의 궤적 바꾸는 존재죠"[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6.04.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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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장애인상' 유석종 안내견학교 프로

200명 넘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연결고리

선천성 시각장애…대학 때 첫 안내견 분양

사회인식 전환 위해 안내견 '의무교육' 제시

[세종=뉴시스]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안내견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안내견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삶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와요. 그 사람의 인생 궤적을 바꾸는 과정이죠."

20년간 약 200명의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연결해 온 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는 안내견의 존재를 이렇게 표현했다. 선천성 시각장애인인 그 역시 현재 네 번째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다.

유 프로는 최근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맞아 정부가 수여하는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았다. 그는 안내견 연계와 제도 개선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보호의 대상'이 아닌 '선택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돌아오는 4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안내견의 날'이기도 하다.

지난 23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로 만난 그는 "저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다. 실제 저와 함께했던 분들이 저를 통해 받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시각장애인의 '눈'인 안내견이 그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안내견은 단순히 길을 안내해 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유 프로는 "마치 자식을 키우는 것과 같다. 24시간 함께 지내는 가족이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와 동시에 보살펴야 하는 대상이에요. 장애인으로서 누군가를 보살피고 애정을 주고 영향을 미친다는 건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행위죠. 나로 인해 한 생명이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잖아요. 자신을 위해선 안 해도 안내견을 위해서라면 목소리를 내요.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책임감, 그 무게를 감당하면서 느끼는 희열감 등 안내견으로 인해 생기는 삶의 변화가 커요."

[세종=뉴시스]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안내견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안내견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안내견을 매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기도 한다. 안내견과 함께 바깥에 나갔을 때 받는 긍정적인 관심이 그중 하나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커요. 장애인을 향한 어쩔 수 없는 사회적 시선이 있는데, 완충 효과가 있죠. 안내견에게 '예쁘다', '기특하다' 등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그 긍정적인 시선이 장애인에게 옮겨가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처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화제가 되기도 하고, 대화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죠. 나를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데 큰 작용을 해요."

다만 공공장소나 길에서 안내견을 만났을 때 함부로 만지거나 간식을 주거나 사진 촬영을 해선 안 된다. 안내견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신체 일부"라며 "누구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만지거나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안내견학교에선 1년에 약 15명이 안내견과 연계된다. 강아지가 태어나 훈련을 받고 시각장애인 품에 안기기까지 그 과정은 쉽지 않다. 그는 "안내견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 (시각장애인들의) 달라진 모습을 볼 때가 좋다"고 말했다.

첫 단계로 부모견 선발부터 가장 중요하다. 타고난 기질과 성향, 외모, 유전적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모견을 선발한다. 강아지가 태어나면 생후 8주부터 1년 동안 사회화 과정을 거친다.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 시절까지로, 일반 가정에 위탁해 세상을 경험하는 '퍼피 워킹' 과정이다. 이후 안내견학교로 돌아오면 약 6~8개월간 훈련을 받는다. 그렇게 안내견으로 최적의 나이인 2살 정도가 되면 시각장애인과 연계된다.

[세종=뉴시스](사진 아래 맨오른쪽)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2003년 당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안내견 분양식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사진 아래 맨오른쪽)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2003년 당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안내견 분양식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계된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3~4주 가량 호흡을 맞추고 교육을 받는다. 상담을 통해 성향·생활환경 등을 꼼꼼히 살펴 안내견을 연결하지만, 실제 잘 맞는지 확인하는 마지막 절차다. 이후에도 6개월~1년마다 관계를 확인하는 사후관리도 진행한다. 안내견이 8~9살이 되면 은퇴하고, 자원봉사자가 은퇴견을 돌본다. 시각장애인에겐 새로운 안내견이 다시 그 자리를 채운다.

그는 안내견학교의 전례 없는 최초의 시각장애인 직원이다. 사범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1년 계약직으로 입사 제안을 받았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누구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호기심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새로운 변화를 택한 건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초중고 모두 특수학교를 나온 그는 대학에 진학하며 사회에 본격 발을 내디뎠다. 그는 "처음으로 나 외에 다 보이는, 나만 시각장애인인 곳이자 나의 장애를 실감하는 곳에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융합해 생활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그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이동이에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저도 상대도 힘든 일이었죠."

대학 1학년 시절 처음 안내견을 분양받은 것도 이 같은 이유였다.

"스스로 다닐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했어요. 흰 지팡이를 들고 혼자 다니는 걸 넘어 좀더 독립적으로 다닐 수 있는 안내견을 만난 거죠.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안내견과 함께하며 내가 가고 싶은 시간에,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게 됐죠. 당시 경험을 신문이나 TV, 다큐 등 여러 매체에 남길 기회가 있었고 안내견학교 제안까지 이어진 거죠."

[세종=뉴시스]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안내견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프로가 안내견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석종씨 제공) 2026.04.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월을 거치며 안내견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안내견을 무작정 꺼리는 이들도 있다. 그는 "안내견과 25년 동안 생활하고 있는데 매년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많은 진전이 있지만, 아직도 어려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건 개인보다 제도나 교육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의무교육'을 제안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장애가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그건 자주 만나고 마주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 인식 개선이나 성폭력 예방 의무교육을 하잖아요. 여기에 장애인 안내견 관련 교육을 잘 담아내는 것도 방법이죠. 학교나 직장도 있지만 사업장에 대한 교육이 중요해요. 안내견에 대한 응대 표준 매뉴얼이나 상식의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교육을 제도적으로 만들면 좋겠어요."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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