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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규모 7.5' 강진…'가장 큰 수소폭탄' 5배 수준

등록 2026.06.27 09:00:00수정 2026.06.27 0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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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5 방출 에너지가 6.5의 약 30배…숫자 '1' 이상의 의미

베네수엘라 강진, 최대 진도 MMI IX 추정…땅 자체에 금 갈 수준

39초 간격 연쇄 지진에 피해 확대…얕은 진원·지반 조건도 변수

[라과이라=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주 라과이라에서 한 주민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를 걷고 있다. 2026.06.26.

[라과이라=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주 라과이라에서 한 주민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를 걷고 있다. 2026.06.26.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39초 간격으로 강진이 잇따르면서, 지진 규모 숫자에 따른 체감 차이는 어떤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덮친 최대 규모 7.5의 강진은 TNT 폭약 1.8억톤급의 위력으로 알려졌다. 규모 6.5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보다 약 30배 크다. 규모 6.5와 7.5는 천지 차이란 의미다.

26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북부에서는 지난 24일 오후 6시께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39초 뒤 규모 7.5의 강진이 이어졌다. 수도 카라카스 서쪽 약 160㎞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해 카라카스 전역뿐 아니라 인근 광범위한 지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지진 규모 '1' 커지면 에너지는 '30배' 세져…베네수엘라 강진, TNT 폭약 1.8억톤급

이번에 발생한 두 지진은 모두 깊이 10~13㎞ 안팎의 비교적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 얕은 지진은 지표까지 에너지가 전달되는 거리가 짧아 같은 규모라도 사람이 느끼는 흔들림과 건물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지진 규모는 일반적인 숫자 만으론 차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규모가 1 커지면 지진계에 기록되는 진폭은 약 10배, 방출 에너지는 약 30배 증가한다. 여기서 진폭은 땅이 한 번 흔들릴 때 움직인 폭을 뜻한다. 진폭이 커질수록 사람은 더 큰 흔들림을 느끼고, 물건이 떨어지거나 건물이 손상될 가능성도 커진다.

방출 에너지는 지진 전체의 체급에 가깝다. 땅속 단층이 깨지고 밀리면서 얼마나 많은 힘을 내보냈는지를 뜻한다. 규모 7.5 지진은 규모 6.5보다 에너지가 약 30배 크고, 규모 5.5와 비교하면 약 1000배 크다. 규모 4.5와 비교하면 약 3만배 수준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가 제시한 규모와 에너지 환산표를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하다. 규모 5.0 지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핵폭탄과 같은 TNT 폭약 약 3만2000톤 수준의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규모 6.0은 약 100만톤, 규모 7.0은 약 3200만톤, 규모 8.0은 약 10억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로 설명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규모 7.5 지진은 단순 환산상 TNT 약 1억8000만톤 안팎의 에너지에 해당한다. 지진연구센터가 규모 7.0 지진을 '가장 큰 수소폭탄' 수준의 에너지로 설명하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 7.5는 이보다도 약 5~6배 큰 에너지 규모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비교는 지진의 에너지 양을 가늠하기 위한 환산이다. 지진이 폭탄처럼 한 지점에서 폭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폭탄은 짧은 시간에 특정 지점에서 에너지가 방출되지만, 지진은 땅속 단층이 일정 구간에 걸쳐 깨지고 미끄러지며 에너지가 지진파 형태로 퍼진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과 비교하면 보다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기상청 계기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가장 컸던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다. 이번 베네수엘라 강진(규모 7.5)과 경주 지진(규모 5.8)의 차이는 1.7이다. 방출 에너지 차이로 볼 때 베네수엘라 강진이 300배 이상 크다.

규모는 지진 자체의 크기…진도는 지역별 피해 정도

지진을 설명할 때 규모와 함께 쓰이는 개념이 진도다. 두 용어는 모두 지진의 크기와 관련돼 있지만 뜻은 다르다. 규모는 지진이 발생할 때 진원에서 방출된 에너지의 양이다.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절대적 척도다. 하나의 지진에는 하나의 규모가 붙는다.

반면 진도는 특정 지역에서 사람이 느낀 흔들림과 구조물 피해 정도를 나타낸다. 같은 지진이라도 진앙에서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진도는 다르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단단한 암반 위에 있는 지역과 퇴적층·매립지처럼 무른 지반 위에 있는 지역의 흔들림이 달라질 수 있다.

쉽게 말해 규모는 지진이 땅속에서 낸 에너지의 크기이고, 진도는 그 에너지가 사람이 사는 곳에 도착했을 때 나타난 결과다.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멀리서 깊게 발생하면 체감 흔들림은 약할 수 있다. 반대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도 도시 가까운 얕은 곳에서 발생하면 특정 지역의 진도와 피해는 커질 수 있다.
[라과이라=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주 라과이라에서 주민들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6.06.26.

[라과이라=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주 라과이라에서 주민들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6.06.26.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것은 MMI 지진진도표다. MMI는 I부터 XII까지 12단계로 나뉜다.

가장 낮은 단계인 I에서는 극히 예민한 극소수 사람만 흔들림을 느끼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창문과 그릇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며 건축물 피해가 나타난다. 최고 단계인 XII는 지표면에 파동이 보이고 수평면이 뒤틀릴 정도다.

USGS와 국제재난경보시스템(GDACS) 등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베네수엘라 강진의 최대 진도는 MMI 기준 VIII~IX으로 추정됐다. 특히 규모 7.5의 2차 강진은 일부 지역에서 MMI IX 수준의 강한 흔들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MMI 기준 VII부터는 일반 건축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단계다. VIII에서는 창틀이 떨어져 나가거나 굴뚝이 무너지는 등 일반 건축구조물이 부분적으로 붕괴될 수 있고, 내진설계 건축물에도 피해가 나타나게 된다.

이번 베네수엘라 강진에서 추정된 최대 진도 수준인 IX에서는 일반 건축물이 붕괴되고 지표면에 금이 가기 시작하며, 내진설계 건축물도 건물 자체가 기울어지고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는 수준이다.

깊이·지반 따라 피해 달라져…베네수엘라 강진, 연속 진동으로 피해 확대

지진 피해는 규모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진앙까지의 거리, 진원 깊이, 지반 상태, 건물 구조가 함께 작용한다.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먼 곳이나 깊은 곳에서 발생하면 지표의 흔들림은 줄어든다. 반대로 도시 인근의 얕은 지진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아도 큰 피해를 낼 수 있다.

지반 조건도 중요하다. 단단한 암반은 지진파를 비교적 덜 키우지만, 부드러운 퇴적층은 흔들림을 증폭시킬 수 있다. 같은 지진이 발생해도 어떤 지역에서는 물건이 떨어지는 수준에 그치고, 다른 지역에서는 건물 균열이나 붕괴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베네수엘라 강진은 규모 7.2와 7.5의 지진이 39초 간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피해 위험을 키운 사례다. 첫 지진으로 건물과 지반이 충격을 받은 직후 더 큰 흔들림이 이어지면 구조물 손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얕은 진원과 지역별 지반·건축물 조건이 겹치면 같은 규모라도 피해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현지 당국은 최소 188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건물 잔해에 매몰된 상태라고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약 2억 달러 규모의 복구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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